정신질환자의 자살 등 사망 위험은 향정신제 복용시 더 높아진다는 보고가 나온 가운데 이를 부정하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노스웨스트임상연구센터 아리프 칸(Arif Khan) 교수는 조현증(정신분열증), 우울증, 양극성장애, 불안장애,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로 진단받은 성인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향정신제로 사망 위험은 더 높아지지 않는다고 JAMA Psychiatry에 발표했다.
중증 정신질환자에서는 자살 때문에 일반인보다 사망률이 높다. 하지만 최근 향정신제 치료가 오히려 사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가 나왔다(NEJM, Psychiatry).
칸 교수는 1990~2011년에 미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향정신제 46개 가운데 환자 노출년(PEY)을 평가한 43건의 임상시험에 대해 정신질환별 향정신제의 사망 위험을 검토했다.
조현증 사망위험 3.8배로 최고
43건에는 총 9만 2,542명의 성인 정신질환자가 참가했다. PEY는 향정신제가 2만 3,711년, 위약이 2,183년. 전체 사망자는 265명이었다.
이번 임상시험에서 나타난 정신질환별 10만 PEY 당 전체 사망 발생을 구한 결과, 조현증은 1,249명, 우울증은 1,045명, 양극성장애는 1,000명, 불안장애는 222명, ADHD는 없었다.
이를 일반인의 전체 사망과 비교하면 조현증이 3.8배로 가장 높았으며 우울증과 양극성장애가 각각 3.1배와 3.0배로 그 뒤를 이었다.
사환계 항우울제 제외하면 3~4개월 사용해도 사망위험 안높아져
칸 교수는 또 3~4개월간 임상시험에서 위약 대비 향정신제의 전체 사망 오즈비(OR)를 정신질환별로 구해 보았다.
그 결과, 조현증(비정형 항정신병제 및 할로페리돌) 및 양극성장애(기분안정제)에서는 모두 유의하게 낮았고, 우울증 및 불안장애[모두 선택적 세로토닌재흡수억제제(SSRI) 및 세로토닌 노르아드레날린재흡수억제제(SNRI)]에서는 유의차가 없었다.
다만 우울증에서는 사환계 항우울제만이 위약에 비해 전체 사망위험이 유의하게 높았다.
자살 위험 역시 우울증 및 불안장애(SSRI 및 SNRI)에서 유의하게 낮았다는 점을 제외하면 전체 사망의 경우와 같았다.
칸 교수는 "향정신제 임상시험에 참가한 정신질환자 사망위험이 검출됐다"면서 "비정형 항정신병제, SSRI, SNRI 등 최근 향정신제에 3~4개월 노출될 경우 사망위험은 높아지지 않았다"고 결론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