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타이틀을
포기하는 의원들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특히 외과, 가정의학과, 비뇨기과 전문의들은
전문의 간판을 숨기고 있는 추세다.
<메디칼타임즈>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0~2013년 상반기 전문과목 미표시 의원 현황' 자료를 이용해 진료과목별로 전문의 간판을 포기한 의원이 어느 정도 되는지 분석했다.
전문과목을 표시하는 의원과 미표시 의원의 합을 해당 진료과의 전문의 숫자로 가정하고 단순 계산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문과목 미표시 의원은 2010년 4954곳에서 2013년 상반기 5202곳으로 약 5% 늘었다. 지난해보다는 반년 사이 63곳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자료를 기준으로 전문과목 미표시 의원 중 절반 이상은
외과와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차지하고 있었다.
흉부외과 전문의는 80% 이상이 전문 간판을 포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과는 49% 수준을 유지하다가 올해 상반기 처음으로 절반 이상이 전문의 간판을 포기했다.
산부인과와 비뇨기과는 전문의 간판을 포기하는 경우가 꾸준히 늘고 있었다.
산부인과는 전문과목 미표시 의원이 2010년 592곳, 2011년 601곳, 2012년 604곳, 2013년 상반기 607곳으로 조금씩 늘었다.
비뇨기과 역시 2010년 249곳에서 올해 상반기 332곳으로 82곳이 증가했다.
이같은 변화를 놓고 통계상으로는 단순히 전문의 간판을 '포기' 했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는 지적도 있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관계자는 "여성의원이라고 표시하는 산부인과 전문의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쉽사리 전문의 간판을 포기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 관계자 역시 "간판에 가정의학과가 들어가면 의원명이 한없이 길어져서 단순히 의원이라고 표시하는 전문의도 있다"고 추측했다.
"남성 산부인과 의사는 설 자리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의 간판을 포기하는 속도가 늘고 있는 것은 자명하다는데 공감했다.
대한외과의사회 관계자는 "외과 전문 진료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외과를 표방하고 있는 개원의의 절반 이상이 전문진료를 하고 있지 않다"고 토로했다.
외과 간판을 내걸 수 없는 현실을 "
즐겁게 환자를 볼 수 없는 환경"이라고 표현했다.
이 관계자는 "내과는 계속 외래진료가 이어지지만 외과는 외래를 보다가도 응급환자가 오면 처치나 수술이 끝날 때까지 외래 환자를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진료수가가 원가에도 못미치는 데다 어린이나 노인 등 수술 위험이 높은 환자에 대한 위험부담에 대해 전혀 급여가 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산부인과 간판을 내거는 것 역시 현실이 팍팍한 것은 마찬가지 였다.
산부인과의사회 관계자는 "예전에는 분만을 기본으로 해서 소아환자, 여성환자 진료까지 했다면 요즘은 출산율 저하로 분만이 줄면서 외래환자도 감소하고 있다"고 어려워진 현실을 이야기했다.
특히 남성 산부인과 의사는 설 자리가 점점 줄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산부인과 원장이 여성이냐 남성이냐는 전화해서 물어보는 시대다. 전과하는 경우는 대부분이 남성 의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