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레 그의 손으로 시선이 고정됐다. 오른쪽 약지와 새끼 손가락에 붕대를 칭칭 감고 있었기 때문이다. 크게 다친 것 같은데 괜찮냐고 물었다.
"잘 되려는 액땜인 가봐요. 피를 보면 대박이라는 말도 있잖아요."
29일 만난 안국약품 제경곤 PM은 그만큼 의욕에 불타 있었다.
'
레보살탄(발사르탄+S암로디핀)'을 이끌고 첫 마케팅 팀장 자리를 맡은 그에게 부상은 뒷전이었다. 대신 책임감이라는 무게는 상당해 보였다.
그와의 '레보살탄'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됐다.
"더 퍼스트와 더 모스트의 만남"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레보살탄'과 '엑스포지(발사르탄+RS암로디핀)' 그리고 그 복제약과의 차이가 뭐냐고.
그는 주저없이 S암로디핀(상품명 레보텐션)이라고 답했다. 그리고 기억을 6~7년
전으로 되돌렸다.
"당시만 해도 주위 시선은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 '안국의 무모한 도전' 등이 대부분이었죠. 연간 수십조 매출을 올리는 세계 1위 화이자와 500억원 수준 안국의 싸움이었으니까요.
하지만 결국 대법원은 안국 손을 들어줬죠. 우리가 개발한 이성질체 S암로디핀이 RS암로디핀(상품명 노바스크) 물질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고 말이죠. 암로디핀 시장에 새 길을 개척한 순간이었죠."
때문에 제 PM은 '레보살탄'을 '
더 퍼스트'와 '
더 모스트'의
만남이라고 표현했다.
그럴 만 했다.
레보살탄 성분이 국내 최초 S암로디핀(The first)에 세계서 가장 많이 처방되는 발사르탄(The most)의 조합이었기 때문이다.
역사를 알고 들으니 귀에 쏙 들어오는 표현이었다.
"절반 용량에 효능 동등 부작용 감소"
이제 S암로디핀만의 장점을 들을 차례였다. RS암로디핀(오리지널 상품명 노바스크)과 뭐가 다른지 말이다.
이번에도 그의 메시지는 간결했지만 뚜렷했다.
S암로디핀은 RS암로디핀 절반 용량에 같은 효능을 내고 부작용은 줄였다는 것이다.
"S암로디핀은 RS암로디핀에서 약효가 있는 부분만 추출하고 부작용을 일으키는 R암로디핀을 제거한 제품이죠.
RS암로디핀은 R과 S가 1대 1 비율로 구성돼 있죠. 바꿔말하면
S암로디핀은
RS암로디핀 절반 용량으로
동일한 효과를 내고
부작용은 줄였다는 것이죠."
실제 안국약품은 임상을 통해 S암로디핀이 RS암로디핀 절반 용량으로 동등한 혈압강하 효과를 입증했다.
또 RS암로디핀 복용 후 하지부종 등 부작용 환자에게 S암로디핀으로 바꿨을 때 부종 개선율이 98.7% 개선됐음을 증명했다.
암로디핀 시장 최고를 꿈꾼다
제 PM은 '얼마큼 팔겠다'보다는 암로디핀 시장 최고를 꿈꾼다는 말로 목표를 대신했다.
"레보텐션(S암로피딘) 발매 당시만 해도 기존 RS암로디핀과의 차별성으로 시장 기대가 컸지만 특허소송으로 일시적 판매금지 등의 악재가 겹쳐 큰 성장은 달성하지 못했죠.
하지만 그 와중에서도 지난해 150억원(UBIST 기준) 가량 처방이 나올 정도로 관련 시장에서 꾸준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레보살탄은 앞서 설명했드시 더 퍼스트와 더 모스트의 조합이죠. 차별화된 암로디핀으로 시장 최고를 꿈꿔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