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PP-4 억제 당뇨약 시장에서 '온글라이자(삭사글립틴)'는 사실상 경쟁에서 밀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요즘 당뇨약 대세인 DPP-4 억제제지만 가장 최근 집계 데이터(UBIST)인 7월 처방액은 7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같은달 기준 90억원 '자누비아(시타글립틴)' 57억원 '트라젠타(리나글립틴)', 32억원 '가브스(빌다글립틴)' 등 경쟁자와 비교하면 초라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온글라이자'가 '야구는 9회말 투아웃부터'라는 명언처럼 역전 드라마를 노리고 있다.
국내 출시 DPP-4 억제제 중 최초로 심혈관 질환 위험성을 높이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고위험군 당뇨 환자에게도 안전성 입증"
근거 데이터는 지난 3일 유럽심장학회(ESC)서 발표된 '온글라이자' 임상 4상 SAVOR-TIMI53 연구다.
비록 1차 목표였던 위약 대비 우월성 입증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안전성 확보에는 성공했다.
특히 이번 연구 대상자 대부분이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 혈관중재술 경험 등의 고위험군이었다는 점은 '온글라이자' 가치를 더욱 높이고 있다.
또 1만 65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연구는 DPP-4 억제제 심혈관 질환 관련 연구 중 가장 큰 규모라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부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김성래 교수는 "(임상 실패 여부를 떠나) 이번 연구에서 DPP-4 억제제가 심혈관 위험성을 높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점만이라도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특히 고위험군 환자도 추가적인 심혈관 위험 없이 자신있게 쓸 수 있는 약제임을 입증했다는 데서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실제 연구 참여 환자 중 80% 가량이 심혈관 질환자였다. 구체적으로는 고혈압 환자 약 80%, 이상지질혈증 환자 70% 정도였다. 스탠트 중재술 환자도 10% 이상 포함됐다.
김 교수는 "아반디아 퇴출 사태 이후 미국 허가 당국은 당뇨약의 심혈관 질환 데이터를 제약사에 의무적으로 요청하고 있다. 온글라이자는 (국내 출시된) DPP-4 억제제 중 최초로 심혈관 질환 안전성을 입증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지난 6일 허가된 다케다의 '네시나(알로글립틴)'도 '온글라이자'와 비슷한 결과를 가진 임상을 발표했다.
다만 이 약은 아직 국내에 출시되지 않은 상태다. 약가협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