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회장 노환규)가 리베이트
쌍벌제 이전 제약사로부터 금품을 받은 의사들에 대한 행정처분에 반발해 7일 '의사 인권탄압 중단 촉구 대표자 결의대회'를 열기로 했다.
그러나 사전 협의조차 없이 대회를 불과 4일 앞두고 일방적으로 발표하면서 노환규 회장의 국면 전환용 포석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의협은 3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의사 인권에 대한 전방위적인 탄압이 벌어지고 있어 전국의 의료계 대표자들이 모여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결의대회는 7일 오후 5시 의협 3층 회의실에서 열린다.
의협은 "리베이트 쌍벌제 시행 이전 행위에 대해 의사면허 자격정지 처분이 내려지고 있고, 법원도 이러한 처분의 부당함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면서 "앞으로 동일한 처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긴급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환기시켰다.
이를 위해 의협은 각 시도의사회와 직역단체 등에 공문을 발송했으며, 이번 결의대회에 300명 이상의 의료계 대표가 참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송형곤 대변인은 "대한민국 개원의 중 절반이 면허정지 위기에 처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 등 의료계 민심이 흉흉하다"면서 "이번 결의대회에서 의사 인권 탄압에 맞서 적극 싸우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의협 입장에서는 무력시위가 불가피한 측면이 없지 않다.
지난 2월 리베이트 단절선언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쌍벌제 이전 사건에 연루된 의사들에 대한 행정처분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다가 감사원까지 나서 300만원 미만 수수 의사들까지 싹쓸이 면허정지처분하라는 압력을 행사하면서 의협에 대한 회원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의협이 결의대회를 논의한 과정을 보면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의협은 지난 1일(일요일) 노환규 회장과 3~4명의 상임이사가 모여 갑작스럽게 결의대회를 열기로 결정했다.
시도의사회에는 2일 오후 결의대회를 열 예정이라고 #일방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자 일각에서는 노 회장의 정치적 포석을 의심하고 있다.
의료계 모 인사는 "노 회장에 대한 불신임 여론을 잠재우고
전의총 지지세력의 집결을 위한 포석에 불과하다"고 못 박았다.
또 일부에서는 최근 노 회장이 의료계 정치세력인 시도의사회 회장들이 물러날 경우 동반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고 추측하고 있다.
노 회장이 사퇴 입장을 표명하면 시도의사회 회장들이 물러날 움직임을 보이자 사퇴론이 번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행보하는 것이다.
의협이 비록 리베이트 쌍벌제 이전이긴 하지만 금품을 수수한 의사에 대한 행정처분에 반발하면 여론의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스스로 의료계 분열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어 점점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드는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