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제약사들이 내년 예산을 크게 증액할 계획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쌍벌제, 약가인하 등으로 많은 제약사들이 내년 예산을 올해보다 줄이거나 유지하는 수준으로 정하는 것과는 상반된 움직임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외 제약사들은 내년도 예산 잡기에 여념이 없다.
여기서는 영업·마케팅 비용 등도 책정되는데 대부분 불필요한 소모성 경비를 줄이는 움직임이다. 팀원 회의시 외부 미팅 금지 등이 그것이다.
심한 곳은 올해 예산보다 30% 깎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다국적 A사 등은 이와 반대 움직임이다.
올해 신제품 등이 런칭된 만큼 내년을 마케팅의 해로 본 것이다.
A사 모 제품 마케팅 팀장은 "상반기에 회사서 사활을 거는 제품이 출시됐다. 올해는 심포지엄 등 제품 알리기에 중점을 두고 내년부터는 영업사원 보강 등 공격적 투자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표께서 직접 지시를 내렸다. 처방 증대만 가능하다면 돈 걱정말고 공격적으로 예산을 잡으라고. 부담도 되지만 의욕도 생긴다"고 귀띔했다.
국내 B사도 '어려울 때 투자한다'는 역발상 전략을 택한 것으로 확인됐다.
B사 임원은 "올해 100명이 넘는 인원을 보강했다. 향후 회사 얼굴이 될 주력 제품이 얼마전 출시됐거나 내년 초 발매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 품목들이 개원가 매출이 큰 만큼 대규모 인력 보강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반대로 국내 C사는 내년 예산이 올해에 이어 또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
C사 전략기획팀 관계자는 "앞으로 특별히 나올 품목도 없고 관리 대상 제품도 딱히 없다. 때문에 2~3년 전부터 회사서 예산을 무 자르듯이 자르고 있다. 내년에도 올해에 이어 30% 예산 삭감이 유력하다"고 한숨 쉬었다.
이어 "어렵지만 투자하는 회사를 보면 사실 부럽다. 정체된 분위기보다 안되더라도 해보는 활기찬 분위기가 좋기 때문이다. 우리 회사는 수년전부터 매출이 정체되면서 회사 공기도 무거워졌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