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김진호 회장으로 선장을 바꾼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KRPIA)가 확실히 달라졌다.
16일 오후 12시 정부 약가제도 개선안이 발표되자 곧바로 성명을 내고 자신들의 입장을 분명히 나타냈다. 이번에는 제대로 반대했다.
기존 KRPIA가 정부 정책 등에 입장 표명을 주저했던 모습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KRPIA는 16일 복지부가 발표한 약가제도 개편 방안을 한마디로 '제약산업 발전의 역행'이라고 규정했다.
지난 7월에 발표된 제약산업 육성 계획과 모순되는 정책이라고도 비난했다.
그들은 왜 분노하나
복지부는 16일 오후 3시 '약가제도 개선방안 업계 설명회'를 개최했다.
그리고 ▲사용량-약가 연동제 개선안 ▲위험분담제 도입 방안 ▲신약 가격결정 방식 개선안 ▲산정대상 약제 업무처리 절차 변경안 등을 발표했다.
더불어 대형 품목 위주의 사용량 약가 연동제 개선안 등을 내년 1월 시행 목표로 추진하겠다고 천명했다.
이에 KRPIA는 "정부의 제약산업 육성 5개년 계획으로 한껏 고무됐던 제약업계에 다시 찬물을 끼얹는 것과 같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복지부는 업계와 논의해 왔던 사항을 저버리고 제약산업 현실과 신약에 대한 환자접근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정책을 추진한다. 이런 제도는 수용하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업 주요 품목 매년 약가인하 치명적 결과 초래"
특히 KRPIA는 '사용량-약가 연동제'를 문제점을 지적했다.
일단 그간 수개월간 관련 업계와 논의한 내용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고 더욱 강화된 형태의 약가규제라는 것이다.
더구나 연간 청구 금액이 50억원 이상 증가하는 경우에 협상대상에 포함시키겠다는 내용은 업계의 주요 제품 가격이 매년 인하되는 치명적인 결과를 낳게 된다고 우려했다.
KRPIA는 "유망 신약의 경우 등재 후 5년 이내 20~30% 정도 가격이 인하될 것으로 추정된다. 제약기업 투자의욕을 꺾어 국내 제약산업 전체의 지속발전가능성을 저해하고 우수 의약품에 대한 환자접근성도 떨어뜨릴 것"이라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이번 약가제도 개선안은 제약강국 실현이라는 박근혜 정부의 청사진에 비해 신발 속 돌멩이가 들어 있는 격이다. 결국 기업들의 투자 의욕을 저하시키고 산업 전체의 기초체력을 약화시킬 수밖에 없다"고 끝맺음했다.
다만 KRPIA는 구체화된 내용이 처음 발표된 '위험분담제'에 대해서는 환자 보장성 강화 측면에서 제도 유연성을 높이는데 긍정적인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