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정감사에서 보건복지부 이영찬 차관이 원격진료와 성분명 처방에 대한 허용 입장을 밝히자 의사협회가 "인내는 끝났다"며 준엄한 경고의 메세지를 날렸다.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고, 의사들의 권익과 자존심을 짓밟는 부도덕한 관치의료를 종식시키기 위해 분연히 일어서겠다는 것이다.
15일 의사협회(회장 노환규)는 복지부 이영찬 차관의 발언에 대한 공식 입장 발표를 통해 "의사들은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 의료체계와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분연히 일어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현재 공석인 장관을 대신해 참석한 복지부 이영찬 차관은 업무보고를 통해 두 가지 중대한 발언을 했다.
첫째는 정부가 의사-환자 간에도 원격진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올해 안으로 국회에 제출하겠다는 것과 둘째는 대체조제 활성화를 위해 성분명처방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밝힌 것이다.
이에 의협은 "차관이 국정감사에서 밝힌 견해는 신중하게 준비된 답변이며, 복지부가 추진하는 정책의 핵심적인 기본 방향"이라면서 "대면진료를 대체하는 원격진료 허용 법안과 성분명처방의 추진은 복지부의 공식입장을 발표한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의협은 "그 동안 원격진료에 대해 정부가 갖고 있는 비전은 허상일 뿐이며 원격진료를 허용하는 것은 의료전달체계 전반을 붕괴시킨다는 점에서 반대해 왔다"면서 "이는 대형병원 쏠림현상과 지방 의료기관의 몰락을 가져와 의료시스템의 근간을 뒤흔들 것"이라고 꼬집었다.
청와대와 기획재정부,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부처들은 원격진료에 대한 환상을 버리지 않고 있으며 반대 목소리를 내야할 복지부마저 원격진료에 손을 들어주는 것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는 것.
의협은 "이영찬 차관은 약값을 줄이기 위해 대체조제를 활성화하고 성분명 처방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면서 "반면 국내 제약사 보호라는 명목으로 복제약값을 높게 책정해 제약사가 리베이트 영업에 매달리도록 만든 장본인이 바로 정부"라고 비판했다.
의협은 "허술한 관리를 통해 1만개가 넘는 약국에서 싼약으로 바꿔 조제를 한 책임도 정부에 있다"면서 "이러한 부도덕한 행위은 놔두고 대체조제를 활성화하고 성분명처방을 추진해야 한다는 말을 하는 것이 믿기 힘들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협은 이에 "인내는 끝났다"는 말로 준엄한 경고의 메세지를 날렸다.
의협은 "이제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관치의료, 의사들의 권익과 자존심을 짓밟는 부도덕한 관치의료를 종식시킬 때가 왔다"면서 "잘못된 의료제도를 방치하는 것은 의사들의 명백한 직무유기이며 오히려 부도덕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의협은 "환자를 치료하는 것뿐 아니라 올바른 의료제도를 확립하는 것도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의사들이 반드시 나서서 이뤄야 할 사명"이라면서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 의료체계와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의사들이 분연히 일어설 것임을 천명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