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상급종합병원)가 친정(복지부)을 자주 찾아오는 것은 이유기 있지 않겠습니까."
상급종합병원협의회 박상근 회장(백중앙의료원장)은 21일 보건복지부 이영찬 차관과 간담회 모두 발언을 통해 작심한 듯 뼈 있는 한 마디를 던졌다.
이날 박상근 회장은 "차관께서 바쁘신데, 시간을 내주셔 감사하다"면서 "며느리가 친정에 오면 김치도 싸주고, 묵은 지도 싸주지 않느냐"며 상급종합병원의 어려운 현실을 내비쳤다.
박 회장은 이어 건의안을 내밀며 "우리(상급종합병원)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듣으려 왔다"고 말했고, 이영찬 차관은 "도와주실 게 많다"며 웃으며 화답했다.
상급종합병원협의회는 ▲전공의 수련보조수당 유지 확대 ▲중증 질환 수가 보상 ▲협의진찰료 개선 ▲준증환자실 제도화 ▲포괄수가 및 초음파 급여화 개선 상시협의체 구성 등을 건의했다.
박상근 회장은 간담회 후 "복지부는 의료기관 재정립 차원에서 상급종합병원의 역할을 고민했고, 원장들도 동의했다"면서 "다만, 빠른 속도로 가는 것은 생존의 문제인 만큼 건전한 공급체계를 위해 신중한 검토를 당부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어 "5개 건의안 중 준증환자실 제도화는 복지부가 용역연구 중이고, 협의진찰료와 전공의 보조수당은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피력했다.
복지부는 환자와 의사간 원격의료 허용에 대한 상급종합병원의 입장을 물은 것으로 확인됐다.
박상근 회장은 "원격진료가 대형병원 수익창출로 이어진다는 시각이 있는데, 수술 받은 만성질환자로 수익과 무관하다"면서 "이보다 유명무실한 회송료 수가 인상 등 전달체계 확립을 위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상급종합병원협의회는 박상근 회장과 정남식 세브란스병원장, 박성욱 서울아산병원장 등이 참석했다.
복지부는 고득영 의료자원정책과장, 곽순헌 의료기관정책과장, 황의수 약무정책과장, 손영래 보험급여과장 등이 배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