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여, 서울대병원에서 파업을 하는 거시여? 시골(전남도)에서 5시간 걸려서 찾아왔는데 이게 웬 난리래."
서울대병원 노조가 23일 오전 5시부터 총파업에 들어가면서 병원을 찾은 환자들이 불편을 호소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다.
병원 접수 창구는 물론 외래진료 모두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지만 노조원 400여명이 병원 로비를 가득 메운 채 총파업 출정식을 열면서 통행에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전남도 광주에서 왔다는 김모 씨(64)는 "새벽부터 왔더니 (파업을 하고) 이래서 진료나 제대로 받을 수 있는건지 모르겠다"면서 불만을 호소했다.
서울대병원 한 의료진은 "응급실, 중환자실 등은 물론 모든 진료를 정상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진료에 지장은 없겠지만 환자 불편 등이 예상된다"면서 "환자 민원이 급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환자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가능한 빠른 시일 안에 타결점을 찾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총파업 돌입 기자회견에 나선 서울대병원 노조는 "공공의료에 앞장 서야 할 서울대병원이 돈벌이 진료에 나서고 있다"면서 이를 막기 위해 파업에 나섰다고 밝혔다.
의료연대지부 이향춘 지부장은 "병원은 비상경영을 핑계로 저질 의료재료를 도입하고, 검사실적 5% 증가 등을 직원에게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암센터 증축, 심뇌혈관센터, 첨단복합외래센터, 호텔 매입 등 무리한 규모 확장과 투자로 회계장부상 적자가 발생한 것에 대한 고통 분담을 직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사가 단체교섭에서 제시한 요구안은 임금 인상(20만 9천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및 병원 인력 충원, 어린이병원 환자급식 직영 전환, 의사성과급제 및 선택진료비 폐지, 의사 1인당 환자수 제한 등이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노조가 주장하는 비용 절감에 따른 저질 의료재료 교체, 검사실적 증가 요구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라고 반박하며 "노조와 조속히 교섭을 재개해 진료 차질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모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앞서 노사는 6월 27일부터 단체교섭을 시작해 4개월간 40차례의 교섭을 진행한 데 이어 22일 밤샘 교섭을 벌였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해 23일 오전 5시부터 파업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