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비상경영 선포 이후 비용절감에 나서고 있는 서울대병원이 최근 3년간 공사비와 건물구입에 1천억원을 쏟아붓는 등 몸집 키우기에만 주력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서울대병원은 진료와 무관한 비원호텔 매입에 154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도종환 의원(민주당)은 28일 국립대병원 국정감사 보도자료를 통해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국립대병원이 건물 구입 및 공사에 지나치게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종환 의원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등 10개 국립대병원의 최근 3년간(2010년~2012년)결산서를 분석한 결과 건물공사비에만 약 1조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반면 같은 기간 국립대병원의 손익은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서는 등 경영수지는 갈수록 악화됐다.
국립대병원 10곳의 2010년 총 손익은 1258억원에 달했지만, 2011년 254억원으로 크게 감소한 데 이어 2012년에는 12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특히 2010년 298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던 서울대병원(본원)은 2012년 72억원 적자를 기록했고, 강원대병원 또한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도 의원은 경영 상황이 악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형을 키우는 데에만 관심을 쏟는 국립대병원의 행태를 지적했다.
그는 "최근 3년간 10개 국립대병원은 시설투자에 총 1조 4천억원을 투입했는데, 이 중 공사비와 건물 구입에 쏟아 부은 돈이 9300억원에 달했다"고 전했다.
시설투자총액을 병원별로 살펴보면, 서울대병원(본원)이 2227억으로 가장 많았고, 2010년 칠곡 분원 공사비로 2112억원을 지출한 경북대병원(본원)이 뒤를 이었다.
이어 서울대병원 분당, 전북대병원, 부산대병원(본원), 전남대병원(본원), 충남대병원 등이 각각 1천억원 이상의 비용을 시설투자에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시설투자비 중에 정부 예산은 3700억원으로, 전체 예산의 27%에 불과할 뿐 나머지 1조 222억원은 국립대병원 자체 재원으로 조달하고 있었다.
전남대병원 화순 분원의 경우 시설투자비 299억원 전액을, 서울대병원 분당 분원은 98%인 1820억원을 자체 재원으로 충당했다.
또 서울대병원(본원), 경북대병원(본원), 전북대병원 등이 각각 1천억원 이상의 자체 재원을 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종환 의원은 "국립대병원은
몸집을 키우는 것보다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데 신경써야 한다"면서 "상업화되는 의료시장에서
공공병원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립대병원도 할 말은 있다는 입장이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첨단 의료기술을 다뤄야 하는 의료기관 특성상 시설에 대한 투자 없이는 발전도 없다"면서 "특히 병원간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투자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