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할 때 쓰는
항생제 적정 사용률이
자궁적출술과
제왕절개술을 하는
여성병원에서 특히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결과 최하등급인 4, 5등급을 받은 의료기관 10곳 중 약 3곳이 '여성병원' 간판을 달고 있었다.
병원명칭에 여성, 산부인과가 들어가지 않은 곳까지 합하면 그 수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해 7~9월 병원급 이상 총 461곳에서 실시한 수술 4만 8866건을 대상으로 11개 수술의 예방적 항생제 사용 적정성 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여기서 11개 수술은 위수술, 대장수술, 담낭수술, 고관절 및 슬관절치환술, 자궁적출술, 제왕절개술, 심장수술, 개두술, 전립선절제술, 녹내장수술 등이다.
심평원은 평가결과를 바탕으로 1~5등급을 구분하는데, 종합결과가 90% 이상이면 1등급, 30~50%는 4등급, 30% 미만이면 5등급이다.
5등급을 받은 의료기관 20곳과 4등급을 받은 일부 의료기관은 수가 감산대상에 포함된다.
4, 5등급을 받은 의료기관 89곳 중 25곳은 여성이나 산부인과 진료를 하는 병원이었다. 구체적으로 4등급은 69곳 중 20곳이, 5등급은 20곳 중 5곳이 여성병원이었다.
심평원은 여성병원이 많은 이유로 자궁적출술과 제왕절개술을 하는 병원들의 결과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심평원 관계자는 "자궁적출술과 제왕절개술을 하는 병원들의 등급이 전반적으로 낮게 나왔다. 특히
아미노글리코사이드 항생제 투여율이 다른 수술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고 설명했다.
아미노글리코사이드 항생제는 예방적 항생제 사용 권고지침에서 권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투여율이 낮을 수록 좋다.
실제로 적정성 평가 수술별 등급 기관수를 살펴보면 자궁적출과 제왕절개 부분에서 4, 5등급이 각각 23곳, 38곳에 달했다.
그러나 임상 현장에서의 생각은 차이가 있었다. 항생제 처방률이 높은 것은
사회적 분위기가 한몫 한다는 것이다.
대한분만병원협회 관계자는 "평가 결과가 높을수록 잘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분만병원만 따로 떼놓고 보는 결과가 아니기 때문에 자료만으로 단순 결과를 단정하기는 힘들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수술의 예방적 항생제 사용률이 높다는 것은 우리나라의 특수한 사회적 분위기도 생각해야 한다. 항생제 사용률이 높다는 것은 거꾸로 말하면 방어진료의 폐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항생제를 처방 안해서 상처가 생기면 오진, 의료사고라는 사회적 비난이 쏟아진다. 의사의 책임으로 돌리는 분위기이다 보니 처방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서도 처방을 하는 것"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