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DR(Digital Radiography) 중 중국 CFDA 인증을 받은 제품은 단 3개에 불과하다.
한국시장에서 다국적기업들과 대등한 경쟁을 펼치는 국산 DR의 기술력을 감안하면 저조한 성적이다.
여기에는 나름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중국 의료기관들의 DR 도입율이 높아 시장성이 없다는 점이다.
북경ㆍ상해ㆍ광주ㆍ천진 등 대도시는 거의 70%에 육박하고, 산시성 시안을 중심으로 한 중국 서부지역 역시 보급률이 50%에 달한다.
더 큰 이유는 한국 업체들의 시장진입 자체가 쉽지 않다는 것.
다국적기업들은 하이엔드급 장비를 내세워 2급(중소병원)ㆍ3급(상급종합병원)을, 중국 로컬업체는 중저가를 내세워 1급(의원)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의료개혁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붇고, 민영병원 설립을 허용하면서 향후 DR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DR업체 '젬스메디컬'은 중국 CFDA로부터 지난 9월 제품 인증을 받고 이달 중 의료경영허가증과 법인설립 인증서를 받을 예정이다.
지난 5일 CMEF 2013 현장에서 만난 젬스메디컬 임수영 중국법인장은 "중국에 연락사무소(대표처)를 개소한 뒤
3년 만에 제품 인증과 법인설립 허가를 받게 됐다"며 "내년부터 2ㆍ3급 병원의
틈새시장을 겨냥한 시장공략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임수영 법인장은 DR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다국적기업ㆍ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승산이 있다고 자신했다.
우선 다국적기업들의 약점을 역으로 이용한다는 전략이다.
그는 "중국의 2ㆍ3급 의료기관 중 일부는 A/S문제와 고가의 장비가격 때문에 GPS(GEㆍPHILIPSㆍSIEMENS)에 불만이 많다"며 "중국법인과 현지 딜러를 활용한 철저한 A/S와 품질대비 가격경쟁력을 내세운다면 승산이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업체들과의 '기술격차' 또한 젬스메디컬이 활용할 수 있는 무기.
중국은 각 지역마다 디지털 X-ray업체가 있을 정도로 과거보다 기술력이 많이 향상됐지만 GPS와 비교해 기술력 격차가 여전하다.
더욱이 제품 마무리 공정과 소프트웨어 부분은 약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임 법인장은 "중국 업체는 우리와 비교해 기술력이 5년 정도 뒤쳐져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 경쟁상대가 아니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특히 젬스메디컬 중국법인은 X-선 투시촬영장비 'C-arm'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경쟁이 심한 DR과 달리 차별화가 확실한 C-arm은 진입장벽이 높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젬스메디컬 C-arm 'KMC 950'은 12kw 스펙으로 중국시장에서 경쟁제품 자체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업체들은 2~3kw의 저용량 C-arm을 만들 수는 있지만 방사선량이 높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며 "중국 의사들이 여타 장비는 국산을 쓰기도 하지만 본인도 방사선에 노출되는 C-arm 만큼은 저선량 다국적기업 제품을 사용한다"고 덧붙였다.
다국적기업과의 경쟁에서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대용량 C-arm만 생산하는 다국적기업 제품과 겹치지 없을뿐더러 저선량을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기 때문이다.
임수영 법인장은 "도시바에 OEM으로 공급되는 KMC 950은 성능과 가격경쟁력, 저선량 모두 차별화된 강점을 가지고 있다"며 "중국 의료기관 레퍼런스를 확보하고 인지도를 높이면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