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중국 의료기기산업협회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의료기기시장은 244억달러(약 25조8600억원) 규모로 미국에 이어 전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더욱이 인구 고령화, 민영병원 설립 개방, 의료개혁 등 내부 변화에 힘 입어 오는 2015년에는 시장규모가 488억달러(약 51조 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1979년 시작해 올해 70회를 맞이한 CMEF(China International Medical Equipment Fair)는 10년간 연평균 21.3%의 고성장을 일궈낸 중국 의료기기시장 발전을 견인해 왔다.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중국 복건성(Fujian) 하문(Xiamen)시 하문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70회 CMEF Autumn 2013'은 전 세계 23개국ㆍ2800개 업체가 참가해 40개 품목ㆍ1만개에 달하는 제품을 출품해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의료기기시장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줬다.
뿐만 아니라 26개 지방성 및 6개 직할시 등 중국 33개 지역은 물론 한국을 비롯한 독일, 미국, 일본, 영국, 러시아, 대만 등 8개국에서 국가관(Pavilion)을 꾸려 전시회에 참가해 내수시장 진작과 활발한 수출입 무역이 이뤄졌다.
특히 독일 뒤셀도르프의료기기전시회(MEDICA)에 이어 전 세계 2번째ㆍ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국제의료기기전시회답게 600개 제품이 넘는 의료기기 신제품을 선보였다.
다국적기업ㆍ로컬업체 신제품 각축전
올해 CMEF 2013은 여느 해보다 중국시장에 진출한 다국적기업들과 중국 로컬업체들의 신제품 출시가 두드러졌다.
전체 16개 Hall 중 'CMEF Imaging'(의료영상관)은 초음파진단기(Ultrasound), CT(Computed Tomography), 혈관조영장비(Angiography), DR(Digital Radiography), 맘모그라피(Mammography) 등 각종 진단영상장비들의 신제품 각축전이 벌어졌다.
먼저 'GE헬스케어차이나'는 올해 전시회에서 초음파진단기(LOGIQ F8ㆍLOGIQ F6)부터 인터벤션 수술 장비(Discovery ISG 730), MR(Discovery NM 750b), 맘모그라피(Senography Essential) 등 가장 많은 신제품을 출품했다.
이중 'Discovery IGS 730'은 관람객들로부터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다.
Discovery IGS 730은 GE헬스케어가 2011년 RSNA(북미방사선의학회)에서 첫 선을 보인 인터벤션 수술 혈관조영장비로 아시아에서 일본ㆍ싱가포르 2개 나라에서 가동하고 있다.
이 장비의 가장 큰 특징은 수술실 혈관조영장비가 천장이나 바닥에 고정돼있는 것과 달리 수술방 어디로든 이동이 가능해 환자의 수술 접근성을 높였다는 점이다.
또 수술실에서 환자의 기존 CT 이미지를 불러와 현재 X-ray 이미지와 함께 비교해 볼 수 있어 실시간 수술 진행 여부를 바로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첨단기술을 적용했다.
더불어 GE헬스케어가 자체 개발한 튜브와 디텍터가 탑재돼 외과의사와 인터벤션 전문의 모두에게 고해상도 영상을 제공한다.
GE헬스케어에 이어 중국 초음파진단기시장 점유율 2위 '필립스'는 저선량ㆍ고해상도 영상을 구현하는 4세대 CT '인제뉴이티'(Ingenuity)를 CMEF 2013에서 공개했다.
인제뉴이티는 기존 CT 방사선량 대비 최대 80% 적은 방사선으로도 기존과 동등한 고해상도 영상을 얻을 수 있는 필립스 영상기술 '아이도스 4'(iDose4)가 적용돼있는 것이 특징.
뇌ㆍ심장ㆍ복부ㆍ흉부 등 미세한 혈관과 종양 등을 빠르게 진단할 수 있고, 신속한 처치가 필요한 응급외상 및 암 환자 진단에도 유용하다.
특히 여러 번 검사가 필요한 환자나 소아환자가 방사선에 노출될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어 한국과 마찬가지로 방사선진단장비의 '저선량'이 화두로 떠오른 중국시장에서 좋은 평가가 기대된다.
중국 로컬업체 'Neusoft'는 맘모그라피 신제품 'NeuCare'를 출시하고 다국적기업이 장악하고 있는 틈새시장 공략에 나섰다.
전시회 현장에서 만난 옌 펑(Yan Feng) 제품 매니저는 "중국의 유방암 발병률이 높아지면서 맘모그라피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GE헬스케어는 중국모자보건협회와 협력, 도시와 농촌의 성급 모자보건병원과 유방암 3단계 예방시스템을 구축하고, 맘모그라피를 일괄 공급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밖에 CMEF 2013에 참여한 국내 DR업체 '젬스메디컬'은 GE헬스케어ㆍ필립스ㆍ지멘스를 일컫는 'GPS'기업과 중국 로컬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는 DR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달 중국 법인설립 인증서를 획득한 젬스메디컬은 'TITAN 2000'을 내세워 중국 2급(중소병원)ㆍ3급(상급종합병원)을 타깃으로 제품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현장에서 만난 임수영 총경리는 "중국에서 DR 인증을 받은 한국 업체는 우리를 포함한 단 3곳에 불과하다"며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은 장점이 있지만 다국적기업과 비교해 인지도가 떨어지는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2곳과 체결한 딜러십을 점차적으로 확대해 영업력과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중국시장에서 한국 DR장비의 우수성을 알려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