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속병원이 없어 떠돌이 실습을 하고 있는 관동의대 학생들을 보다 못한 학부모들이 내년도
등록금 납부 거부라는 최후의 카드를 꺼내 주목된다.
현재 관동의대 학부모협의회에는 의대 정원에 육박하는 300여명이 가입해 있다는 점에서 만약 등록 거부가 현실화될 경우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동의대 학부모협의회는 11일 관동대 재단과 대학이 부속병원에 대한 뚜렷한 대책을 세우지 못한 만큼 내년도
신학기 등록을 거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협의회 관계자는 "부속병원도 없는 의대에 학생들을 보내지 않겠다는 의지"라며 "이리 저리 떠돌이 수업을 받는 우리 자식들을 이대로 놔둘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학부모들이 이처럼 극단적인 방법을 들고 나온 것은 그간 진행한 수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부속병원 문제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학부모협의회는 교육부는 물론, 명지재단을 수차례 방문하며 부속병원 문제를 촉구해왔다.
하지만 별다른 답변을 듣지 못하자 최근에는 강릉의 관동대학에 직접 찾아가 총장실을 점거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등 강경책까지 동원했다.
하지만 관동대 이종서 총장과의 면담까지 성사됐음에도 부속병원에 대한 뚜렷한 대책이 나오지 않자 등록 거부라는 막다른 방법을 택한 것이다.
협의회 관계자는 "올해 초 프리즘병원을 인수해 부속병원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지만 지금 상황으로 보자면 완전히 사기라고 볼 수 밖에 없다"며 "11월 내로 납득할만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한다면 등록 거부를 결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본과 1학년 학생들은 교육을 받을 병원 근처에 숙소를 잡아야 하는데 부속병원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잘 곳조차 정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럴바엔 차라리 1년 학교를 쉬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들 학부모와 학생들은 유급 등의 조치까지 각오하고 있다는 점에서 갈등이 풀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협의회 관계자는 "등록 거부에 나선다고 해서 학교에서 내릴 수 있는 최대 조치는 유급 아니냐"며 "이미 그정도 페널티는 각오하고 있다"고 못 박았다.
관동의대는 아직 협의가 진행중인 만큼 섣불리 판단할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관동의대 관계자는 "부속병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프리즘병원 정상화를 비롯해 광명성애병원 활용방안과 또 다른 병원 인수 방안 등의 다양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며 "학부모들과도 조만간 얘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