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안과 의원의 2·3차 항생제 처방
"안과 의원이 2차, 3차 항생제를 많이 쓴다."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 김현숙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인용해 2·3차 항생제 처방건수를 공개하며 지적했다.
하지만 안과 의사들은
단순 처방 건수만으로 항생제 처방률이 높다고 비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반박한다.
환자 수, 계절적 요인, 항생제를 많이 쓴 상병 등 여러 요소들을 꼼꼼히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심평원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외래만 놓고 봤을 때
안과의원 2·3차 항생제 처방건수는 증가 추세였다.
2차 항생제 외래 처방건수는 2009년 234만 3954건에서 2012년 381만 5734건으로 1.6배 증가했다.
2010년에도 291만건, 2011년 326만건으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봐도 196만 5233건으로 지난해 보다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3차 항생제도 2009년 103건에서 2012년 162건으로 1.5배 늘었다.
그러나
환자수도 소폭이지만 증가 추세를 보였다. 심평원이 분기마다 발표하는
진료비 통계지표에서 외래환자 내원일수가 증가하고 있었다.
안과 외래환자 내원일수는 2009년 2677만 5659일에서 2012년 3114만 2654일로 1.2배 증가했다.
2010년에는 2977만일, 2011년에는 3011만일로 지속적으로 늘었다.
2·3차 항생제 처방이 가장 많은 상병은 다래끼 및 콩다래끼(H00)였고 결막염(H10)과 각막염(H16)이 뒤를 이었다.
심평원 관계자는 "단순히 처방건수만으로 항생제 사용률이 높다고 하는 지적은 무리가 있다.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눈은 감염으로 실명 위험도…안과 특성 고려해야"
임상현장에 있는 안과 의사들도 2·3차 항생제를 쓰긴 하지만 줄이려고 노력중이라고 밝히며 안과 특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대한안과의사회 관계자는 "과거에는 항생제를 많이 써온 것이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이제는 많이 줄었고, 또 노력도 하고 있다.
지금은 주사제도 막 쓰지 못하는 환경"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래끼 고름은 그 자체가 세균 덩어리이기 때문에 항생제 사용이 불가피하다. 각막염이나 결막염 또한 심해져서 각막이 뚫리면 실명까지도 갈 수 있기 때문에 항생제를 쓸 수밖에 없는 질환"이라고 환기시켰다.
대한안과학회 관계자도 안과는 다른 진료과목과는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
눈은 한번 감염되면 콘트롤이 안되는 경우가 많다. 각막은 혈관이 하나도 없기 때문에 세균 등에 감염이 되면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안과의사들은 감염에 대해서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제약사 탓을 하기도 했다.
제약사들이 상대적으로 값이 싼 1차 항생제 공급을 줄이고 있다는 것.
안과의사회 관계자는 "1차 항생제가 마땅한 게 없다"면서 "제약사도 약을 팔면 남는 게 있어야 한다. 옛날에 쓰던 1차 항생제는 너무 싸서 남길 수 있는 게 없기 때문에 돈이 되는 2·3차 항생제를 공급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심평원은
2·3차 항생제 처방률 외부 공개를 검토중이다.
심평원 관계자는 "2·3차 항생제 외래 처방건은 2003년부터 계속 모니터링하고 피드백 해왔다. 외부에 공개하는 것에 대해서는 내년 상반기까지 진지하게 분석, 고민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