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속병원 문제를 해결해 달라며 동분서주 하던 관동의대 학부모들이 결국 칼을 빼 들고 강경 투쟁에 나섰다.
재단과 대학의 문을 아무리 두드려도 뾰족한 해법이 나오지 않자 등록 거부와 국민감사 등을 통해 압박에 나선 것.
관동의대 학부모협의회는 최근 긴급 대표자 회의를 열고, 부속병원 문제 해결을 위한 투쟁 계획을 확정했다.
이 자리에서 학부모들은 명지재단과 관동대학이 부속병원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없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재단과 대학, 교육부를 대상으로 본격적인 투쟁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학부모들은 그동안 학부모협의회로 운영되던 모임을 관동의대 비상대책위원회로 변경했다.
비대위는 우선 조속한 교육 정상화를 위해 정부에 대한 투쟁에 들어간다.
이에 대한 일환으로 비대위는 감사원에 명지재단과 관동대에 대한 국민감사를 청구하기로 했으며, 교육부에 부속병원 마련을 위한 행정적 제재를 요구하기로 했다.
특히 이를 촉구하기 위해 공중파와 일간지 광고도 병행하며, 별도 전단도 만들어 대국민 홍보도 진행한다.
아울러 관동대를 압박하기 위해 내년도 신학기 등록을 거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현재 비대위로 전환한 관동의대 학부모협의회에는 의대 정원에 육박하는 300여명이 가입해 있다는 점에서 만약 등록거부가 가시화될 경우 사실상 의대 운영이 불가능해 질 수 있다.
학부모들이 이처럼 극단적인 방법을 들고 나온 이유는 하나다. 그간 재단과 대학을 향해 끝없이 부속병원 문제 해결을 요구했지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학부모협의회는 교육부는 물론, 명지재단을 수차례 방문했으며 최근에는 강릉의 관동대 본관을 직접 찾아가 총장실을 점거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등 강경책까지 동원했다.
하지만 관동대 이종서 총장과의 면담까지 성사됐음에도 부속병원에 대한 뚜렷한 대책이 나오지 않자 결국 배수진을 치고 나선 것이다.
관동의대 비대위 관계자는 "그동안 수차례 재단과 대학에 기회를 줬지만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며 "이리 저리 떠돌이 수업을 받는 우리 아들, 딸들을 이대로 놔둘 수는 없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이에 대해 재단과 대학은 계속해서 시간 끌기만 지속하고 있다"면서 "등록 거부 등의 강경책 외에는 더 이상 남은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관동의대 측은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학부모들도 힘을 보태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관동의대 관계자는 "프리즘병원 정상화를 비롯해 제3병원 인수 등 여러가지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절대 손놓고 있는 것이 아니다"고 답변했다.
그는 이어 "구체적인 안이 확정되면 학부모들과도 이에 대해 논의할 기회를 만들려고 한다"며 "조금만 더 대학을 믿고 기다려 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