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이 진행 중인 건강보험 빅 데이터 연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강도높게 제기돼 주목된다.
보건 및 통계 전문가들은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2013년도 건강보험 국제포럼' 토론회에 공단의
빅 데이터 연구 방법과 내용을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공단 신순애 건강관리실장은 '건강보험 빅 데이터 현재와 미래' 주제발표에서 연말까지 진행 중인 SNS(트윗)를 이용해 질병발생 예측모델 개발을 통한 국민건강 주의 예보 시범서비스 연구내용을 설명했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조성일 교수는 "빅 데이터를 통한 공단의 질병 예방 목적은 질병관리본부에서 이미 담당하고 있다"면서 "시스템을 통합해도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단 건강보험 DB 구축 연구에 참여한 고려대 통계학 박유성 교수는 강한 어조로 빅 데이터의 위험성을 제기했다.
박유성 교수는 "지난 5월간 100만 명분의 건강보험 DB 연구에 참여하면서 하늘에 떠 있는 느낌이었다"며 "
남을 엿보는 기분으로 어쩌면 의사보다 나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운을 띄었다.
박 교수는 이어 "의사 청구용 진료내역은 실망스러울 정도로 데이터 누락이 많다"면서 "공단 연구는 성공적이나, 정제하지 않으면 재앙에 해당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특히 "가장 우려되는 것은 SNS를 이용한 빅 데이터 연구"라고 전하고 "
SNS의 99%가 쓰레기로 젊은 층 인기에 영합하기 위한 쇼에 불과하다. 진행하지 말라"며 연구방법의 전면수정을 촉구했다.
박 교수는 "방대한 건강보험 자료를 정제하고 연구결과가 나오면 전문가 1천명이 논문을 쏟아낼 수 있다"며 "논문에 빅 데이터의 한계를 반드시 정해줘야 한다.
왜곡된 연구결과로 세계적 비웃음을 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희대 정기택 교수도 "빅 데이터의 SNS 분석은 나이키 등 업체에서 헬스모형 개발에 활용하고 있다"며 "정확성과 국민 건강에 도움이 되는지 충분히 검증한 후 확대여부를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디지털병원수출사업협동조합 이민화 이사장은 "전 세계 서비스 산업이 호환성을 갖기 시작했다"며 "빅 데이터에서 의료분야 접목은 피할 수 있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변화 속에는 독이 있다.
빅 데이터에는 빅 브라더의 위험성이 존재한다"며 "제도적 뒷받침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고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이에 신순애 건강관리실장은 "국민에게 하루라도 빨리 알린다는 취지로 SNS 활용방안을 포함했다"며 "정확한 정보 제공이 첫 목표인 만큼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