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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병원의 자연환경은 최고이나, 의료 환경은 생각만큼 녹록치 않다."
안동성소병원 김종흥 원장(57, 경북의대 82년졸)은 최근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공공의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김종흥 원장은 국립중앙의료원 외과과장, 교육연구부장 및 인천 적십자병원 원장(2012년) 등을 거쳐 지난 11월 명성의료재단 안동성소병원 신임 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지난 25년간 공공의료기관 스탭과 원장에서 지방 소도시 병원장으로 변모한 셈이다.
안동성소병원은 선교사가 설립한
104년 역사를 자랑하는 종합병원으로 스탭 56명과 700병상 규모로 성장하며 지역사회에서 안동병원과 어깨를 견주는 중견 의료기관이다.
김종흥 원장은 "그동안 공공의료기관의 숙제인 공공성과 수익성을 추진해왔다면, 이제부터 의료진의 역량과 단합을 고취하는 리더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달라진 철학을 설명했다.
김 원장은 "수도권에서 막연히 느낀
지방 병원의 어려움을 몸소 체험하고 있다"면서 "매년 인건비는 오르고, 수가는 사실상 정체이지 여기에 경기불황에 따른 환자 감소 등 상황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김종흥 원장은 이어 "
간호등급제가 지방병원에서 무용지물인 것을 절감했다"며 "급여와 무관하게 지방이라는 이유로 간호사 구하기가 너무 힘들다"고 답했다.
그는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안동성소병원의 전통으로 근무 의사에게 급여와 별도로 관사(아파트)를 지급하고 있어, 의사의 이직률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전했다.
김 원장은 "병원 역사가 깊다보니, 노인과 소아 등 지역 환자들의 신뢰감이 높다"며 "대학병원 못지않은
분만실과 신생아실, 척추 및 암 수술 등 중증도 술기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흥 원장은 "안동성소병원 임직원 모두가 순박하고 착하다. 수술 후 동료 의료진과 정답게 어울리는 젊은 외과 전문의 시절로 돌아간 것 같다"며 웃음을 지었다.
김 원장은 "한 가지 바람은
의사들이 소신껏 진료하고 환자들에게 존경받을 수 있는 의료 환경"이라면서 "개원의든 봉직의든 많은
의사가 보람을 갖고 환자를 치료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서울과 안동을 오가며 주말부부로 생활패턴을 바꾼 김종흥 원장은 공기 좋은 안동에서 시작한 또 다른 도전을 즐겁게 만끽하고 있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