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을 종별로 분류할 때 평균 재원일수와 중증도를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개설 진료과목수, 병상수 등 의료공급자 측면 특성만 고려하지 말고 의료 수요자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의료산업정책단 의료정책팀 김지은 연구원은 병원급 이상 1503곳을 대상으로 병원의 투입요소와 산출요소를 종별, 소재지별, 설립형태별로 구분해서 분석했다.
여기서 투입요소는 개설 진료과목수, 허가병상수, 의사수, 간호사수, CT, MRI, PET이다.
산출요소는 100병상당 1일 평균 외래 및 입원 환자 수, 외래 및 입원 환자 1인 1일당 평균진료비, 평균재원일수, 중증도다.
16일 발표된 분석 결과에 따르면 투입요소 중에서 허가병상수와 CT, 산출요소 중에서 100병상당 1일 평균 입원환자수와 외래환자 1인 1일당 평균진료비는 병원 특성을 반영하는데 통계적으로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다른 요소들에 대한 결과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개설진료과목수는 상급종합병원이 25개인 반면, 종합병원은 17개, 병원은 6개였다.
의사수도 상급종병이 451명이라면 종병은 61명, 병원은 7명에 불과했다.
의료 수요자 측면 요소에서도 종별로 차이가 많이 났다. 입원환자 1인 1일당 평균진료비가 상급종병은 31만 2283원이라면 종병은 15만 9395원, 병원은 11만 572원이었다.
평균 재원일수 역시 병원이 35일로, 상급종병 10일보다 3배 이상 많았다.
병원 소재지에 따라 대도시, 중소도시, 군지역으로 나눈 결과를 보면 의사수가 대도시에는 41명인 반면 군지역은 8명에 불과했다.
입원환자 1인 1일당 평균진료비 역시 대도시가 14만 5868원인 반면 중소도시는 11만 4387원, 군지역은 7만 9819원이었다.
중증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전문' 환자는 대도시에 68%가 몰렸고, 군지역은 2%에 불과했다. 중소도시는 30%였다.
공공과 민간 설립 형태별로 봐도 의사 수 차이는 눈에 띄게 컸다. 공공병원 의사수는 81명이었지만 민간병원은 26명 뿐이었다.
중증도가 있는 환자는 공공보다 민간에 쏠렸다. 중증도가 가장 높은 '전문' 환자 75%는 민간병원에서 담당했다. 진료비 역시 76%가 쏠렸다.
김지은 연구원은 "현재 병원의 종별 분류 기준은 투입요소, 즉 의료 공급자 측면의 특성만 고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병원 특성별로 차이가 난 중증도, 평균 재원일수도 의료기관 분류기준으로 반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