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그 한미약품이 맞나 싶다. 그 해(2010년) 한미는 쌍벌제 도입을 주동했다는 오해를 샀고 의료계 일각에서 불매운동 등의 뭇매를 맞았다. 자연스럽게 처방액은 급감하기 시작했다.
2010년 최종 성적표는 '창립 37년 만에 첫 적자'다. 임선민 사장은 실적 부진 등의 사유로 자진 사퇴까지 했다.
이쯤 되자 한미의 회생 불가능을 거론하는 이들마저 생겨났다.
이런 한미가 3년 만에 원기회복했다.
올 11월 원외처방조제액에서 업계 선두에 등극했다.
11월 처방액은 전월(318억원) 대비 3.7% 감소한 311억원을 기록했지만 약가인하 등으로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경쟁사보다 손실액을 줄이며 1위에 올랐다.
손실액 줄이기 선봉장은 '에소메졸과 그 친구들'이다.
실제 최근 미국 FDA 승인을 받은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 '에소메졸(에소메프라졸)'은 전년 동월(11억원) 대비 30% 이상 증가한 15억원을 기록했다.
또 에소메졸에 나프록센을 섞어 만든 소염진통복합제 신제품 '낙소졸'은 첫 달 5억원을 올리며 지원사격했다.
경쟁사들의 부진도 한미의 업계 1위를 도왔다.
처방약 부문 전통의 강호 대웅제약은 최대 품목인 '올메텍' 특허가 풀리면서 기진맥진하고 있다. '올메텍' 월 처방액이 20억원 가까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동아ST 역시 아직 동영상 리베이트 사건 여파를 이겨내지 못하고 지지부진하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낙소졸 등 신제품의 선전과 경쟁사 부진이 맞물리며 한미가 11월 처방액에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낙소졸은 첫달 성적을 볼 때 대형 품목으로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