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대형병원 지도 전문의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던 여 전공의가 모든 것을 밝히겠다고 선언한 시간에 돌연 이를 일방적으로 취소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로 인해 이를 적극적으로 돕기 위해 나섰던 대한전공의협의회와 건국대병원 교수협의회 등은 황당한 감정을 숨기지 못하며 사태 파악에 나서는 모습이다.
대전협에 따르면 성추행 피해 전공의가 기자회견이 예정됐던 31일 오후 3시를 20여분 앞둔 2시 40분 일방적으로 회견 취소를 통보했다.
대전협 장성인 회장은 "갑작스레 일정을 취소하겠다고 전해왔다"며 "대전협도 그 외 상황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라 적잖이 당황스럽다"며 "우선 사태가 파악된 후 다시 한번 대전협의 입장을 밝힐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 여성 전공의는 지난 10월 A대형병원 지도 전문의가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신체 일부 부위를 계속해서 거론하고 물리적인 힘으로 추행했다고 주장해 의료계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A병원은 국내에서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대형병원인데다 수련환경이 우수하기로 정평이 나있던 만큼 충격이 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A병원과 가해자로 지목된 교수는 이를 전면 부인했고 결국 법정 싸움을 예고했다.
실제로 예정된 기자회견에서 여 전공의와 그의 법률 대리인은 성추행의 증거를 제시하고 회견이 끝나자 마자 고소장을 접수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당일 급작스럽게 이를 취소하고 예고했던 고소를 재검토하겠다고 대전협에 통보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해당 교수 혹은 A병원과 여 전공의가 일정한 합의를 통해 법정 싸움을 중단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전협 관계자는 "여론화를 시키기 위해 대전협을 이용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그랬다고 해도 우리는 우리가 할 일을 한 것"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언론 등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에 대해 부담감을 느낀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향후 의사로서 활동해야 하는 입장에서 이같은 큰 파문의 당사자가 되는 것에 중압감을 느낀 것 아니냐는 것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실 심적 부담도 상당하지 않았겠느냐"며 "시간을 가지고 사건을 돌아본 뒤 결정하려는 것일 수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