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갑오년 말의 해가 밝았다. 여러가지 정치적인 이슈가 많았던 지난 1년 때문인지 온갖 '말(言)'을 이용한 조어들도 넘쳐나고 있다.
말이 통하는 세상이라든지, 말하는 대로 이뤄지길 바란다 혹은 말 달리자와 같은 문구들이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말에 슬쩍 같이 어울리고 있다.
의료계는 과연 말이 통하는 세상이 될까?
지난 1년의 의료계 상황을 되짚어보면 새해 첫 발걸음이 그리 가볍지 않다.
성공적으로 끝마친 의사궐기대회 이후 불어닥친 의료민영화 이슈, 그리고 철도노조의 파업 철회의 짐들이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11일부터 의협이 이틀간 의료제도 바로세우기를 위한 전국 의사 총파업 출정식을 열기로 결의한 것을 두고 벌써부터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모 회원은 "불법 파업에는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정부의 입장을 확인한 이상 투쟁 동력이 상실될 수밖에 없다"면서 "의사들도 내부적으로 투쟁 성공 가능성을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그는 "노력해도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의약분업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의사들이 많이 있는 한 사실상 우리가 싸워야 할 적은 정부가 아니라 우리들 자신"이라면서 "여론의 향방 역시 가늠하기 어려워 진퇴양난이다"고 전했다.
의협 비대위는 출정식에서 향후 투쟁방법을 비롯한 총파업 시기와 절차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결코 만만치 않은 싸움이다. 올해는 과연 말이 통하는 세상이 될 것인지? 의사들의 염원처럼 말하는 대로 이뤄지는 진료세상이 펼쳐질 지는 두고 봐야 알 일이다.
모든 것은 막혀있어 우리에겐 힘이 없다는 체념, 살다보면 다 그런 게 아니겠냐는 체념들. 요즘 다시 뜨고 있다는 크라잉넛의 '말 달리자'에는 다음과 같은 가사가 나온다.
"우리는 달려야해 거짓에 싸워야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달리는 것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