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진료 저지를 위해 의협이 파업을 선언하며 정부와 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유재중 의원이 이를 두고 개원의만 좀 불편한 문제라는 발언을 해 눈총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민초 의사들은 당정협의까지 진행된 상황에서 이같은 발언이 나온 것에 분노하며 정부와 국회가 아직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당 간사인 새누리당 유재중 의원과 여당 간사인 민주당 이목희 의원은 13일 MBC 시선집중에서 의협의 조건부파업 결의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이 자리에서 유재중 의원은 당정협의를 통해 원격진료에 대한 협의가 있었냐는 질문에 무게감 없는 발언을 내놔 공분을 샀다.
유 의원은 "원격진료는 환자의 불편을 더는 문제인데 동네 개원의사들이 불안해하고 있다"며 "원격진료가 도입되면 동네 의원에 피해가 온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형병원 집중현상이나 원격진료만 전문으로 하는 병원이 만들어지는 등 개원들의 불편해 하는 부분은 규제를 강화하면 된다"며 "이렇게 동네의원들의 걱정을 해소해주면 파업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요약하면 환자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원격진료를 도입했는데 개원의들이 불편해하고 있으니 대형병원 집중이나 원격진료 전문병원을 규제하면 된다는 결론이다.
이를 두고 일선 개원의들은 문제의 핵심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어떻게 당정협의를 진행한 여당 간사가 원격진료에 대해 이처럼 단순한 사고를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단순히 대형병원 집중현상과 원격진료 전문의원만 막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 아니냐"며 "여당 간사가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으니 문제가 제대로 풀릴리가 있겠냐"고 반문했다.
반면, 이목희 의원은 원격진료의 문제에 대해 조목조목 지적하며 발언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이 의원은 "우리나라 읍, 면, 동에 의사가 없는 곳은 50곳에 불과하다"며 "그마저도 버스로 10분에서 20분만 가면 의사를 만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원격진료는 캐나다처럼 인구는 적도 면적이 넓어 몇 백Km를 가야 의사를 만날 수 있는 곳에서 필요한 제도"라며 "만약 정말로 의료접근성이 극도로 떨어지는 곳이 있다고 해도 이러한 특수한 경우에 필요한 원격진료를 일반화 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