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중앙병원으로서 의학교육와 연구역량 강화에 앞장 서겠다는 서울대병원의 다짐은 역시 허공의 메아리에 불과한 것일까.
서울대암병원은 21일
'지속적 성장을 위한 천일작전 워크샵'을 열고 암병원 개원 이후의 성과를 공유하고 이를 자축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를 두고 의료계 일각에선 서울대병원이 본연의 역할은 접어둔 채 환자 늘리기에 급급한 게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서울대암병원에 따르면 지난 2011년 3월, 개원 이후 최근까지 효율성을 높이고 암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 환자 중심의 의료서비스를 구현하는데 주력해왔다.
이름하여 '암병원의 지속성장을 위한 천일작전'.
결론만 말하자면, 서울대암병원의 천일작전은 성공적이다.
암병원 개원 첫해인 2011년, 예상보다 많은 환자가 몰려 조기 안정화에 이미 성공했으며 외래 환자는 연 평균 19% 증가해 2013년에는
누적 환자 수 111만명을 기록했다.
또한 지난해
수술건수는 1만 2500여건으로 개원 첫해인 2011년 9300건 대비 35% 증가했으며 특히 유방센터·대장암센터·갑상선센터가 각각 1640건, 1340건, 1200건의 수술을 실시했다.
이들 3개 센터의 수술 건수는 개원 첫 해인 2011년에 비해 약 21% 늘어난 수치다.
이는 환자중심의 진료 프로세스 개선을 내세우며 당일진료·검사를 도입하고 외래중심·단기병동 시스템과 암 전용 수술실을 열어 입원 및 수술 대기 시간을 파격적으로 줄여나간 덕분이다.
이와 함께 암 검사부터 진단, 치료, 관리에 '원 스탑, 토탈 케어(One Stop, Total Care)' 도입도 요인 중 하나다.
하지만 환자 수 증가와 수술건수 증가에 대한 자화자찬만 있을 뿐 서울대병원 본연의 역할인 교육과 연구에 대한 성과는 찾아볼 수 없다.
서울대암병원 노동영 병원장은 "국가중앙병원으로서 양질의 진료와 연구를 통해 항암제 및 치료기술을 개발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상은 연구보다는 당장 진료시스템을 개선해 환자 수를 늘리는데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한 의료계 원로의사는 "서울대병원과 민간 대형병원의 역할은 분명 따로 있다"면서 "서울대병원이 환자 수가 많다는 것은 더 이상 자랑거리가 아니다. 본연의 역할을 찾아야 하는데 안타깝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