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병원에서 환자들이 의지할 수 있는 곳이 없잖아요. 그럴 때 편하게 기댈 수 있는 의사가 되고 싶어요."
제78회 의사 국가시험에서 수석을 차지한 원광의대 본과 4년 나가혜 씨는 합격자 발표 후 <메디칼타임즈>와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은 포부를 전했다.
3분 진료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척박해진 의료 환경이지만 진심을 다해 환자들을 돌본다면 그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의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나 씨는 "의대에서 공부를 하며 보아 온 환자들은 몸도 마음도 너무나 지쳐있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조금이나마 그들이 지친 마음을 기댈 수 있는 의사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400점 만점에 370점. 100점 만점으로 환산하면 93.8점에 달하는 고득점을 받은 비결은 무엇일까.
나가혜 씨는 "국시를 끝내고 가채점을 해보니 평소 모의고사 성적보다 점수가 올라 기뻤지만 수석을 할 줄은 몰랐다"며 "특히 다른 친구들보다 늦은 7월부터 국시를 준비해 더욱 조바심이 컸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국시보다는 내신성적에 치중하자고 마음 먹고 학교 공부에 매진한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며 "솔직히 지금도 수석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고 얼떨떨하다"고 덧붙였다.
수석으로 의업에 첫발을 딛은 나 씨는 모교 병원에 이미 인턴을 지원한 상태다. 그는 가능하면 모교에서 전공의 과정까지 끝내고 싶다는 생각이다.
나 씨는 "인턴과 전공의 과정 모두 모교에서 수련받을 계획"이라며 "기회가 된다면 모교에 남아 후배들과 연구할 수 있는 교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교수라는 것이 말 그대로 하늘이 내리는 자리 아니냐"고 농을 건넨 뒤 "인턴 과정 동안 차차 내가 가야할 길을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