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의사이기 이전에 학생이잖아요. 학생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부터 고민해야 하겠죠."
대한의사협회의 대정부 투쟁에 의대생들도 힘을 보태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아직 학생이기에 그에 대한 부담감도 만만치는 않다.
특히 투쟁을 결정한 날, 그 자리에서 전국 의대생들의 수장으로 뽑힌 신임 회장에게 그 부담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터.
전국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의 신임 회장으로 선출된 함현석 회장(인제의대 본과 2년)은 그렇기에 조심스러운 말투로 투쟁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풀어갔다.
함 회장은 "예비 의사로서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대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지만 학생이기 때문에 지켜야할 선도 있지 않겠느냐"면서 "우선 학생이 할 수 있는 부분과 해야 할 부분에 대해 전국 의대생들과 고민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렇듯 그가 가장 고민하는 부분은 바로 학생으로 가져야할 권리와 의무에 대한 부분이다. 자칫 순수한 의도가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함 회장은 "이번 투쟁에 대한 의대협의 움직임에 학생의 순수성에 거론하는 비판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의협의 권유 등도 중요하지만 의대생으로서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으로서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정당성"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선 임기 동안 의대협의 대표성을 확보하고 신뢰를 쌓는 일에 매진할 계획이다. 학생들의 의견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창구 역할이 의대협의 존재 이유라는 판단에서다.
함 회장은 "집행부로 활동하며 의대협을 오해하는 의견과 주장도 많이 접했다"면서 "결국 진정성과 대표성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의대협의 활동이 학생들에게 온전한 혜택으로 돌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며 "그렇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각 대학 학생회장인 대의원들을 통해 학생들의 의견을 모으고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원일 전임 회장이 진행했던 의대협 신임평가를 이어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함 회장은 "전국 41개 의대를 대상으로 의대협의 대표성을 신임받는 것이 목표"라며 "또한 가능하다면 의대협 회장을 전국 의대생들이 직접 선거로 선출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어떻게 보면 매우 힘든 일일 수도 있지만 의대생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며 차례차례 공약을 이행하다보면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대표성 있는 단체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한편, 함 회장은 지난 25일 의협 3층 회의실에서 개최된 의대협 대의원 총회에서 재적인원 27명 중 26표를 얻어 신임 회장에 당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