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를 독려하지 않고 낮은 투표율을 만들어서 나를 스스로 사퇴시키겠다는 시도의사회 회장도 있습니다."
의-정 협의안 공개로 촉발된 의협 노환규 회장과 비대위 협상단간의 충돌이 이번엔 전국 시도의사회장단과의 불화설로 확산될 조짐이다.
노 회장은 일부 시도의사회가 투표 무산이나 무기한 파업 연기를 촉구하는 등 분란을 자초하고 있다며 전 회원들이 투표에 동참해 의료계의 단합된 모습을 외부에 표출할 것을 촉구했다.
20일 오후 7시 창동 빕스에서 열린 제40차 도봉구의사회 정기총회에 참석한 노환규 회장은 의-정 협의안 공개 이후의 현안 보고와 투표 일정 등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노 회장의 언급은 주로 연이어 벌어진 협상단, 전국시도의사회장단과의 내홍에 초점이 모아졌다.
노 회장은 "어제(19일) 시도의사회장들이 모여 정부와 공동기자 회견한 내용을 수용하라고 집행부에 요청했다"면서 "총파업 날짜를 무기한 연기하고 파업 돌입 여부만 투표하라고 촉구했지만 집행부가 반대 입장을 발표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지금 시도의사회장들은 어려운 일을 수행하고 있지만 리더분들은 회원을 이끌어야할 책임이 있다"면서 "큰 부담 때문인지 총파업에 반대하는 분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르면 투표의 무산이나 무기한 연기를 바라거나 투표율이 50%를 넘지 않아 개봉을 안했으면 좋겠다는 회장도 있다는 것.
노 회장은 "투표율이 50%를 넘기더라도 총파업 부결이라는 결과를 바라는 분도 있다"면서 "모 시도에서는 투표를 독려하지 않는 방식으로 낮은 투표율을 이끌어내 회장이 자진 사퇴하도록 만들겠다고 하신 분도 있다"고 꼬집었다.
시도의사회장들이 투표 독려로 단합된 목소리를 이끌어야 할 시기에 오히려 투표 부결을 바라는 등 내부 혼란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노 회장은 "이런 혼란들이 우리 의료계의 정확한 상황"이라면서 "모든 것이 투표에 달려있기 때문에 판단이 어렵더라도 꼭 이번 기회를 통해서 강력한 의지를 정부에 보여주자"고 촉구했다.
그는 "다행스러운 점은 아직 지방선거가 남아있기 때문에 우리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줄 기회는 있다"면서 "매일 진료하는 환자들에게 잘못된 의료제도의 문제점을 알려 국민 인식을 바꾸고 국회의원들에게도 후원을 통해 의료계의 어려움을 알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갈등 봉합을 위한 의료계 지도자들에 대한 당부도 이어졌다.
노 회장은 "충분히 투쟁이 준비되는 날은 절대 오지 않기 때문에 언제든 리스크를 떠앉고 진행해야 한다"면서 "아청법처럼 한번 법이 통과되면 사실상 돌리기 어렵기 때문에 원격진료, 의료영리화 통과를 앞두고 때를 기다릴 시간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미진하고 부족한 상황에서도 동력을 모아서 투쟁해야만 하는 어려운 상황에 있다"면서 "지도자 분들이 조금 더 지금 상황을 냉철히 인식하고 회원들의 마음을 살펴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