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폐구균 백신 무료 접종 사업(NIP)이 화이자와 GSK를 '들었다 놨다'하고 있다.
앞으로 결정될 공급가, 공급량 책정 등이 회사 사운을 가를 정도로 중대 사안이기 때문이다. 1200억원(국비 586억원+지방비 612억원) 예산 향방이 여기에 달려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양사는 국내에 소아 폐구균 백신을 공급하는 유일한 2곳이다. 화이자는 프리베나13, GSK는 신플로릭스을 보유하고 있다.
때문에 백신 선정 과정에서도 신경전이 치열했다. 하나냐 둘이냐의 싸움이었다. 결국 얼마전 두 백신이 모두 선정됐다.
양사의 극도의 예민함은 시장 상황에 기인한다.
현재 시장 상황은 프리베나13이 시장점유율에서 압도적이다. 때문에 GSK에 비해 잃을 것이 많은 화이자는 노심초사다. 반면 GSK는 그간 부진을 만회할 수 있는 반전의 기회다.
이제부터는 공급가와 접종비 책정, 공급량 산정 기준 등이 이들을 '들었다 놨다'하게 된다. 여기서도 이들의 중추 신경을 건들 예민한 것들이 산적하기 때문이다.
공급량·공급가·접종비 책정 앞두고 양사 '노심초사'
먼저 공급가는 현재의 두 백신 가격이 1만~2만원 차이난다는 데 있다.
대부분 NIP 선정 백신이 동일 질환에서 동일가에 입찰한다는 점에서 마찰이 생길 수 있다. 좀 더 비싼 가격에 백신을 공급하는 화이자의 걱정이 더 큰 이유다. 상대적으로 GSK는 여유롭다.
다만 공급가는 양사 모두 민감하다. 의사 접종비에 바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다.
경기도 소재 J소청과 원장은 "현재 병의원은 폐구균 백신 접종시 마다 8만원 가량의 백신 비용이 매출로 잡혀 세금을 내게 된다. 최소한의 접종가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NIP에 참여하는 개원의는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질본 "공급량, 시장 상황 반영"
공급량도 마찬가지다.
일단 질병관리본부는 현재의 시장 상황을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질본 관계자는 "프리베나13 시장점유율이 월등히 높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공급량은 이를 고려해 결정할 것이다. 교차접종 근거가 없기 때문에 일단은 이렇게 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부분도 현재의 시장 상황을 앞으로 어떻게 변할 지 모르는 폐구균 백신 시장에 반영한다는 점에서 지적을 받고 있다. 너무 단순한 일처리가 아니냐는 것이다.
국가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이렇게 된다면 당연히 시장 점유율이 낮은 GSK가 반발할 부분이다.
양사 중 한 관계자는 "소아 폐구균 백신 NIP가 워낙 예민한 부분이 많아 하나 하나가 결정될 때마다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연초부터 머리가 아프다"고 털어놨다.
그야말로 폐구균백신 무료접종 NIP가 화이자와 GSK를 '들었다 놨다'하는 모양새다.
한편 질본은 향후 백신을 매년 선정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고 했다.
두 백신을 사용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면 '프리베나13'과 '신플로릭스'는 향후에도 같이 가게 된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