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가
대정부투쟁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대학병원 의대교수들의 동참을 이끌어내긴 어려울 전망이다.
3일 병원계에 따르면 오는 10일 돌입하는 의료계 총파업은 의료계 전체의 공감대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지난 2000년 의약분업 당시 진료실을 뛰쳐나와 파업에 동참했던 의대교수들은 "확실히
의약분업 당시와는 분위기가 다르다"면서 "그때 만큼의 참여율을 기대하긴 힘들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한 정부 정책에 대한 불만감으로 투표에는 참여했지만 '왜 파업을 하는 것인지, 어떻게 투쟁을 진행할 것인지' 등에 대해선 모르는 경우가 상당수일 것이라는 게 교수들의 전언이다.
의협 대정부투쟁 관련 회원 설문조사에서도 막연히 정부를 상대로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찬성표를 던졌을 뿐 그 내용에 대해 인지한 교수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심지어 일각에선 의료계 내부에서조차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A대학병원 박모 교수는 "솔직히 대부분의 의대 교수가 의협 대정부투쟁의 취지나 내용에 대해 잘 모른다"면서 "개원의들과는 달리 피부에 와닿지 않는 게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의료정책에 대한 불만은 많기 때문에 의료계가 뭉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하지만 파업에 대해선 부정적인 여론이 지배적"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대학병원 교수는 "주변에 동료 교수나 전공의들에게 물어봐도 지난 2000년도 파업 당시와는 다르다"면서 "단체행동을 하려면 적어도 목표가 분명하고 모두 동참해야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원격의료나 의료민영화를 떠나서 의협과 병협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보니 혼란스럽다"면서 "이번 투쟁은 명분도 목표도 분명하지 않는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의대교수들은 의약분업 파업 당시와 지금의 상황을 비교하며 "그때만큼의 공감대를 느끼지 못한다"고 밝혔다.
B대학병원 김모 교수는 "이번 대정부투쟁 취지나 내용이 의대교수의 공감을 이끌어 내기엔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게다가 병협까지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상황에서 동참할 교수가 있을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