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일 기자는 <품목제휴 홍수 "오늘도 난 외자약 팔러 길을 나선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조만간 있을 잇단 품목제휴 계약에 앞서서다.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일종의 예고 기사였다.
여기서는 다국적제약 제휴 품목을 자사약보다 우선 순위로 판매할 수 밖에 없는 국내 제약 영업사원들의 애환을 담았다.
도입부는 "자네는 대체 어느 제약사 직원인가?"라는 개원의의 농담으로 시작된다.
기사가 나간지 하루 뒤 품목제휴 보도는 줄을 이었다.
4일에는 한국아스트라제네카와 일동제약이 DPP-4 당뇨약 '온글라이자(삭사글립틴)'를, 12일에는 한국아스트라와 유한양행이 고지혈증약 '크레스토(로수바스타틴)' 코프로모션 계약을 맺는다.
13일에는 안국약품과 한국피엠지제약이 골관절증치료 천연물신약 '레일라정'을 공동 판매하기로 했다.
이밖에 아직 공식 발표는 안났지만 한국아스트라와 씨제이의 SGLT-2 억제 당뇨약 '포시가(다파글리플로진)'의 공동 판매 제휴 그리고 '크레스토' 위임형 제네릭 발매 계약이 있을 예정이다.
모두 3월 사이에 발생하거나 발생할 국내-다국적제약사 간 품목 제휴였다.
품목제휴 홍수.
물론 이해는 한다. 먹거리가 없는 만큼 당장의 위기는 넘겨야 한다.
장점도 있다. 다국적제약의 마케팅 방식을 몸소 체험할 수 있다. 국내 제약에서 다소 약했던 근거 중심 영업 등이 그런 것이다. 향후 수출 등의 도화선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주객이 전도된 느낌은 못내 지울 수 없다.
국내 제약 영업사원들은 영업 현장에서 우리 약을 우선 순위로 판촉한지가 언젠지 까마득하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정체성마저 사라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오늘도 난 외자약 팔러 길을 나선다"는 국내 제약 영업사원의 독백.
어쩔 수 없는 시대적 현상으로 치부하고 넘어가기에는 뭔가 뒷맛이 개운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