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총 파업의 주력군으로 떠오른
전공의들은 17일 발표된 의정 합의에 대해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어 20일까지 진행되는 찬반 투표에 어떠한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특히 전공의들은 전공의 수련환경 평가기구 신설을 명문화 하는 등 수련제도 개선에 상당한 진척을 이뤘다는 점에 큰 의미를 두는 모습이다.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는 최근 제2차 의정 협의를 진행하고 17일 합의안을 마련해 발표했다.
그 결과 복지부와 의협은 오는 4월부터 10월까지 원격진료 시범사업을 진행하기로 합의했으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공익 위원을 가입자와 공급자가 동수로 추천해 구성하기로 했다.
또한 의협과 공단간 수가 협상이 결렬될 경우 공정한 수가결정이 가능하도록 건정심 상정 전에 중립적인 조정 소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을 연내에 마련하기로 했다.
특히 의정협의에서는
전공의 수련제도 개선방안도 포함됐다. 의사 총 파업의 핵심 열쇠를 쥐고 있는 전공의들을 달래기 위한 수단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우선 전공의 수련환경 지침에 명시된 주당 88시간 근무시간 상한제를 더욱 강화해 단계적으로 근무시간을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
또한 지난해 합의한 8개 항목의 수련환경 개선사항을 지키지 않는 수련병원에 적용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제재방안을 만들기로 했다.
아울러 2015년 4월까지
전공의 수련환경 평가기구를 신설해 중립적이고 독립적인 평가 기관을 운영하기로 했다. 병협이 주도권을 갖고 있는 병원신임평가센터의 기능을 독립시키겠다는 의미다.
더욱이 주당 80시간 근무시간 상한제의 대안으로 복지부가 추진하던 PA제도 합법화를 전면 보류시켰다. 대전협의 합의 없이는 이를 재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러한 개선안에 대해 전공의들은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특히 전공의 수련환경 평가기구가 마련된 것에 환영의 뜻을 보이는 분위기다.
대전협 관계자는 "수련평가 이관은 대전협의 오랜 숙원 사업"이라며 "병원신임평가센터를 완전히 독립시켰으면 더 좋았겠지만 이러한
기능만 이관된 것도 큰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PA합법화를 저지한 것도 긍정적인 평가다. 또한 주당 근무시간을 단계적으로 하향 조정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설명한다.
대전협 관계자는 "적어도 복지부 주도의 PA합법화를 막은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적어도 직능별 역할을 올바르게 정립하고 PA의 필요성에 대해 대승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실 우리나라 현실상 주당 80시간 이하로 근무시간을 조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다만 복지부가 직접 이를 더 낮추겠다고 선언한 것만으로도 의미는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전공의들은 이러한 협의 결과를 무조건적으로 수용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회원 투표와 의협 집행부의 뜻을 최대한 존중하겠다는 의미다.
전공의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전공의들에게 만족스러운 개선안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의정 협의는 의사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찬반 투표에서 부결되거나 의협이 파업을 강행한다면 전공의들도 대승적인 차원에서 이에 발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