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임창정과 유오성하면 불현듯 떠오르는 유행어가 있다. 출연작은 다르지만 임창정은 '17대 1', 유오성은 '난 한 놈만 팬다'라는 명대사를 남겼다.
최근 제약업계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잇단 품목제휴.
여기에 이를 적용하자면 '17대 1'은 한국아스트라제네카, '난 한 놈만 팬다'는 베링거인겔하임 등에 적용할 수 있겠다.
한국아스트라는 주력 제품들을 특정 회사가 아닌 여러 곳과 골고루 코프로모션을 하는 반면 베링거는 한 곳을 지정해 공동 판매를 맡기기 때문이다.
같은 품목제휴에도
회사마다 판이한 스타일을 보이고 있다.
먼저 요즘 공동 판매하면 빼놓을 없는 '17대 1'의 한국아스트라다.
이 회사는 최근 고지혈증약 '크레스토(로수바스타틴)', 당뇨약 DPP-4 억제제 '온글라이자(삭사글립틴)', SGLT-2 억제제 '포시가(다파글리플로진)' 등 대형약을 대량 방출하고 결국 다양한 파트너사를 얻었다.
'크레스토'는 유한양행(코프로모션)과 씨제이(위임형제네릭), '포시가'는 씨제이(코프로모션), '온글라이자'는 일동제약(코프로모션)이 선점됐다.
한국아스트라의 이런 행보는 최근만이 아니다.
좀 더 나가보면 고혈압약 '아타칸(칸데사르탄)'은 녹십자, 관절염약 '비모보'(나프록센+에스오메프라졸)'은 LG생명과학이다.
국내 최상위 제약사를 모두 품에 안고 있는 형국이다.
반면 베링거 등은 한국아스트라와 다른 품목제휴 형태를 띄고 있다.
통상적인 국내-다국적사 코프로모션 형태인 주 파트너사와의 판촉 계약을 맺고 있다.
실제 베링거는 고혈압약 '트윈스타(텔미살탄+암로디핀), DPP-4 당뇨 억제제 '트라젠타(리나글립틴), 항응고제 '프라닥사(다비가크란)'을 모두 유한양행에게 몰아줬다.
이쯤되니 앞으로 나올 SGLT-2 억제제도 유한이 낙점됐다는 얘기도 나올 정도다.
베링거 말고도 화이자와 다케다는 제일약품, BMS는 보령제약 등을 주 파트너사로 두고 있다. '일편단심 민들레' 스타일이다.
아스트라 품목제휴 형태 의견은 '분분'
업계는 한국아스트라의 행보에 다른 시각을 갖는다.
우려하는 쪽은 너무 다양한 파트너사와의 제휴가 자칫 집중력 분산으로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특히 국내사들의 지나친 경쟁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은 리베이트 영업까지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국내 D제약 PM은 "원래 품목제휴는 경쟁이 치열한데 한국아스트라처럼 품목별로 여러 경쟁사가 붙어있을 경우 과열 판촉이 일어날 수 있다. 한 쪽이 잘하면 조급해지기 마련이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여러 곳의 능력을 시험해보며 위험 요소를 줄인다는 점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의견도 있다.
쌍벌제, 약가인하 시대에 기존 파트너사와의 정에 얽매이기 보다는 더 잘할 수 있는 곳을 정하는 '냉철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