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선택진료비 전액보전 허점
병원계가 선택진료비 보상방안인 질환별 수가인상 실효성에 강도 높게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의료계에 따르면, 몇 개월 앞으로 다가온 선택진료 축소에 따른 건강보험 지원방안은 병원별, 수가체계 특성을 간과한 부실한 개선방안이라는 지적이다.
앞서 복지부는 3대 비급여 제도개선 방향을 통해 올해 하반기부터 2016년까지 선택진료비 단계적 축소 및 폐지 후 2017년 '전문진료의사'(가칭) 가산제로 전환한다는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비용 손실분과 관련, 2014년(하반기) 5100억원, 2015년 2200억원, 2016년 4500억원, 2017년 3600억원 등 총 1조 5400억의 건강보험 재정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병원들의 첫 번째 지적은 선택진료 축소 첫 작업인 진료항목 가산 축소이다.
처치와 수술은 현행 100%에서 50%로, 진찰은 55%에서 40%로, 마취는 100%에서 50%, 검사는 50%에서 30%로, 영상은 25%에서 15% 등 8개 진료항목별 평균 65% 수준으로 하향 조정한다.
문제는 병원별 진료항목 비중이 다르다는 점.
일례로, 처치와 수술 그리고 마취 비중이 큰 병원은 손실액이 큰 반면, 검사와 영상 비중이 높은 병원은 상대적으로 적어질 수밖에 없다.
또 다른 문제점은 가산 축소에 대한 보상 방안이다.
상급종합병원에서 자주 발생하는 수술과 처치, 기능검사 등 고도 의료행위 수가인상으로 3300억원을 건강보험에서 지원한다,
또한 암 질환 중증진료수가(상급병원 한정)와 입원 중 협력진료, 가정간호 및 수혈관리 수가신설 및 조정으로 1600억원을 투입한다.
복지부는 약 1천여개 질환별 수가인상을 통해 전액 보전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다빈도 의료행위 기준 자체에 한계가 있다는 시각이다.
다시 말해, 수가인상 질환군 범위에 따라 병원별 이해득실이 갈릴 수 있다는 의미이다.
중증환자가 몰리는 서울대병원 등 '빅 5'의 경우 다빈도 질환 수가인상의 최대 수혜를 보는 반면, 중증과 경증환자가 혼재한 상당수 대학병원과 종합병원은 혜택 범위가 좁아질 수 있다.
여기에 총점 고정인 상대가치체계 특성상 선택진료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병원이 아닌 병의원까지 무임승차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대학병원 관계자는 "복지부 방안은 겉으로 보면 전액보전 같지만, 병원별 환자 특성에 따라 손실이 갈릴 수밖에 없다"면서 "다빈도 질환이라도 중소병원과 의원에서 가능하다면 선택진료 병원들의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보상방안의 첫 단추를 잘못 끼운다면 보장성 강화로 포장한 병원들의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상급종합병원협의회 박상근 회장(백중앙의료원장)은 "수가인상이 검토 중인 질환군 시뮬레이션 결과, 대형병원을 제외하고 병원별 손실액이 수 십 억에 달하고 있다"며 "건강보험 지원액을 현재보다 최소 1500억원~2000억원 이상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복지부는 병원계 우려를 수긍하면서도 추가 재정투입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한 공무원은 "상급병원 다빈도 의료행위 선정을 위한 내부 검토 중에 있다"면서 "조만간 초안을 공개하면 병원별 시뮬레이션과 의견수렴을 통해 손실을 최소화 하도록 조정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병원별, 종별 차이가 있다는 점은 인지하고 있다"며 "추가 재정 지원 여부는 건정심 의결이 필요한 만큼 확답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복지부는 조만간 의사협회와 병원협회, 상급종합병원 등과 선택진료 보전방안인 수가인상 질환군 협의를 본격화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