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사총연합(이하 전의총)은 지난달 10일 실시된 의사총파업과 관련한 공정거래위원회 및 보건복지부 등의 행정처벌을 보복성 법 집행으로 규정하고 이를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전의총에 따르면 공정위에서는 대한의사협회 노환규 회장을 포함한 5명의 투쟁위원을 고발함과 동시에 5억원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키로 했다.
또한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10일 휴진한 4,417곳의 의료기관에 대해 15일 업무정지 사전처분을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 노 회장은 복지부의 행정조치가 취해질 경우 광화문에서 할복하겠다는 입장을 SNS에 남기기도 했다.
전의총은 7일 성명서를 통해 "성숙한 법치국가에서 일어날 것이라고는 차마 생각도 할 수 없는 참담하고 혼란스러운 상황이 발생했다"며 "이런 혼란은 정부가 전문가 집단의 의견을 묵살하고 악법을 독단적으로 진행한 데 근본 원인이 있다"고 비난했다.
전의총은 "집단휴진에 대해 법에도 없는 사전 업무개시명령서를 발급하고 중대한 진료차질이 발생하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휴진한 의원에 진료개시명령서를 무차별적으로 부착하는 것은 법을 집행하는 정부 스스로가 법을 어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업무개시명령서의 수령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도 않았을 뿐 아니라 거의 대부분 의료기관이 업무개시명령서 확인 후 다음날부터 진료를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업무정지 처분통지서 운운하며 적법하지 않은 행정처분을 강행하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의총은 공정거래위원회가 비슷한 사안에 대해 유독 의사협회에만 돋보기 같은 잣대를 들이대며 보복성 탄압에 앞장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의총에 따르면 지난 2012년 민주노총 산하 화물연대의 집단파업 투쟁 시 공정위는 단체의 영업중단행위가 구성사업자들의 의사에 반해 강요돼 진행됐는지, 그런 행위가 해당 분야의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저해했는지 등에 심도 있는 분석이 선행돼야 하며 이를 토대로 최종판단을 내려야 한다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전의총은 "법치 국가에서 공권력을 위임 받은 정부가 보복성 법 집행에 앞장서는 것은 법 위에 군림하는 행동이라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법치에 기반한 공정한 법 집행이 아니라 정부의 정책에 반하는 집단에 대해 괘씸죄를 적용시키는 것은 정부의 정책이나 주장에 신뢰를 떨어뜨리는 큰 원인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의협과 대의원회, 시도의사회에 대해서도 휴업에 참여한 회원들에 대한 보호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며 비난을 가했다.
전의총은 "열정적이고 순수한 마음으로 휴업에 동참한 동료들에 대한 보호 대책 마련없는 의협과 대의원회, 각 시도의사회장에게 서운하고 실망스런 마음을 넘어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공정위의 고발장 앞에서도 자신의 행동이 떳떳하다고 한 송명제 전공의 비대위원장이 차라리 어른스럽고 믿음직해 보이는 것을 의사들의 현주소라고 생각하니 씁쓸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전의총은 복지부에 행정처벌 중지와 함께 공정위에 대해서도 과징금 부과 철회를 요구했다.
전의총은 "정부는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 이미 효력을 상실한 행정처분시도를 중단하고 책임자 처벌과 함께 사과해야 한다"며 "불공정한 행위를 스스로 자행하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도 정권의 시녀 역할을 끝내고 고발과 과징금 부과 계획을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의협에는 휴진에 참여한 회원 보호와 함께 의사 총파업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전의총은 "의협은 불법적인 행정처분에 분노하고 있는 휴진 동료들의 상처를 위로하고 법적인 대처방안을 즉시 제시해야 한다"며 "2차 의정합의서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의사에 대한 탄압을 한번에 날려버릴 전국의사 총파업을 강력히 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