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한국 머크와 LG생명과학은 하나의 제휴를 맺는다. LG가 개발한 '
로바티탄 (로수바스타틴+발사르탄)'을 머크가 국내 마케팅과 판매를 담당키로 한 것이다.
머크가 LG 제품을 국내에서 판매한다? 선뜻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간 역사를 볼 때 이 회사는 국내제약사와 품목 제휴를 잘 하지 않는 다국적제약사로 꼽혔기 때문이다.
실제 머크는 '클로코파지(메트포르민)', '콩코르(비소프롤올)' 등을 대웅제약, JW중외제약과 판매 제휴를 맺은 적이 있지만 그 수는 적었다.
그렇다면 머크는 왜 자사약도 아닌 상대방이 만든 약에 대해 판매 제휴를 맺었을까.
미하엘 그룬트 대표이사는 "머크는 항상 의학적 니즈가 충족되지 않는 분야의 약물 개발 및 발견에 주력하고 있다"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로바티탄'이
머크 가치 와
부합 하는 약이라는 소리다.
26일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미하엘 그룬트 대표와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지난 4월 LG와 '로바티탄' 판매 제휴 계약을 맺었다. 그 배경은
로바티탄은 고지혈증약 '스타틴'과 ARB 계열 고혈압약 '발사르탄'의 새로운 개념의 복합제다.
LG와 제휴는 머크가 가지고 있는 목표와 부합하기 때문이다.
머크 세로노(처방약 사업부)는 지금까지 적절한 치료제가 나오지 않아 의학적 니즈가 충족되지 않는 분야, 또는 아예 신약이거나 장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분야를 꾸준히 찾고 보완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알고 있기로는 국내 제약사는 대부분 단기적 수익을 낼 수 있는 연구를 해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제네릭 쪽에 집중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개량신약도 여기에 포함된다.
하지만 이는 머크의 기조와 맞아 떨어지지 않는다. LG가 내놓은 로벨리토는 특허 보호도 되고 '의학적 니즈가 충족되지 않는 분야'의 치료제라는 점 등에서 니즈가 맞아떨어졌다.
머크의 목표와 부합되는 국내 제약사가 또 나타나고 발견된다면 회사는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다.
로바티탄의 글로벌 시장 진출 계획은 어떻게 갖고 있는가
이번 계약으로 머크는 마케팅과 세일즈를, LG는 생산 등을 주력으로 담당한다.
일단 해외 진출은 신흥 국가 등이 대상이 되지 않을까 싶다. 로바티탄의 적응증을 볼 때 미국이나 유럽쪽은 고혈압약이나 고지혈증약에 대한 약물이 충분해 관심도가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의약품 선진국보다 신흥 시장 쪽이 유력해보인다.
머크의 일반약은 국내에 진입하지 않았다. 향후 계획은
한국은 일반약 경쟁이 매우 심하기 때문에 진출하는 것은 크게 타당성이 없다. 또 머크 전체 사업에서 일반약 사업 비중은 매우 작다. 전체의 4% 정도다.
(참고로 머크의 2013년 사업부별 매출 비중은 머크 세로노 56%, 머크 밀리포아 25%, 기능성 소재 15%, 일반약 4% 순이다.)
대장암 표적치료제 '얼비툭스'가 지난 2005년 희귀약 승인 후 10년만에 보험급여를 받았다. 이런 한국의 까다로운 보험등재 방식이 혁신적 의약품 공급에 방해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4차례 협상 및 신청과정을 거친 후 드디어 급여가 인정됐다.
그러나 급여승인 어려움은 전세계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의학적 니즈가 충족되지 못한 분야 약물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런 약물은 초기투자 및 개발기간이 길지만 성공했을 때 그 가치는 훨씬 크다. 필요한 곳이 있다면 그 나라의 보험 등재 문제는 우선 순위에서 후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