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공직생활을 경험한 의사도 현재의 우리나라 의료제도의 문제점을 인정했다.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전병율 교수는 지난 28일 제34차 대한의사협회 종합학술대회 '타 분야 의료인과의 만남'을 주제로 진행된 강연에 나서 이같이 밝혔다.
전 교수는 의사 출신으로는 최초로 복지부 대변인을 포함해 보험급여과장, 질병관리본부장을 역임하는 등 25년 동안 공직생활을 해온 인물.
하지만 이날 강연에서 전 교수는 우리나라 의료제도 하에서 의료인들이 적절한 보상을 받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전 교수는 "의료인들이 하고 있는 노력에 비해 평가가 인색하다"며 "예를 들어 구속을 모면하기 위해 변호사를 선임할 때 사용하는 돈과 비교하자면 국민들이 병을 고치는 비용과 더불어 의료인에 감사하는 마음은 인색한 편"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즉, 감옥에 안가기 위한 노력과 생명을 살리는 노력을 비교하는 것인데, 이에 비해 우리나라 국민이 1인당 실제로 순수하게 납부하는 건강보험료는 3만원도 안된다"며 "이는 통신비보다 적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 교수는 우리나라 의료제도의 문제점으로 공급자는 통제하면서 수혜자는 통제하지 않는 시스템을 꼽았다.
전 교수는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이른바 대형병원을 모두 다 다니면서 의료비가 비싸다고 한다"며 "이는 수혜자에 대한 통제를 전혀 하지 않기 때문이다.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와 같은 나라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료체계 없이 환자가 바로 병원급으로 갈 수 있는 나라가 없다"며 "이는 곧 의료자원 및 비용의 낭비를 유발시키는 원인으로, 이러한 낭비를 줄여 의료인에 적절한 보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