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기이식등록사업(KOTRY: Korean Organ Transplantation Registry)이 그동안 불모지나 다름없는 장기이식 데이터에 관한 연구에 돌입한다.
지금까지의 장기이식은 장기 기증자와 공여자의 수요, 공급 조건을 맞추는데 급급했지만 앞으로는 KOTRY의 연구를 통해 최적의 장기이식 조건을 찾아서 진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KOTRY 책임연구자인 서울대병원 안규리 교수(신장내과)는 3일 서울대병원 암연구소에서 열린 KOTRY 오프닝 행사에서 "미국 등 다른 국가들은 이미 장기이식 관련 데이터를 분석해 임상 및 연구도 활성화하고, 이식관련 제도나 정책에도 활용하고 있다"면서 "이제 한국도 그럴 때가 됐다"고 전했다.
그는 "KOTRY는 신장, 간, 심장 3개 장기에 대해 46개 기관이 참여하는 코호트 연구사업"이라면서 "일단 3년 간 30억원의 정부예산을 지원받았지만 적어도 9년은 사업을 이어가야 당초 목표한 것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이식 데이터베이스를 잘 구축하면 이를 기반으로 이식환자의 합병증 및 생존율에 관한 요인 분석 이외에도 이식 관련 정책수립 기반이 되는 객관적인 자료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
즉, 새로운 의학적 방법이 개발됐을 경우에는 그에 따라 새로운 정책을 제시해야 하는데 이 역시 KOTRY가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것이다.
그는 또 이식환자의 장기 생존 및 합병증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연구하면 면역억제제 개발에 중요한 근거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와 함께 장기적으로 근거 중심의 장기이식 진료 기술을 향상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안 교수는 이번에 장기이식 코호트를 구축함으로써 장기이식 분야에서 한국 의료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미 국내 일부 병원이 발표한 장기이식 기술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아직까지 국내 이식환자 전체 통계가 없다"면서 "이 데이터를 수집, 분석해 의학적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 독일, 호주 등 외국의 경우 각 지역을 대표하는 장기이식 코호트가 존재하지만 아시아에선 아직 대표적인 코호트가 없는 상태.
안 교수는 "KOTRY구축을 통해 국내 뿐만 아니라 아시아를 대표하는 장기이식 코호트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