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회장 추무진)가 원격의료 시범사업 거부와 함께 투쟁 모드로의 전환을 선언한 가운데 성공적인 투쟁을 위해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와의 관계 설정이 우선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비대위가 대국회 활동, 대정부 협상도 주도적으로 하겠다고 언급하고 나섰지만 비대위의 본래 목적은 투쟁 명분의 확보와 대국민·회원 홍보 등 투쟁 동력 확보인 만큼 집행부-비대위의 역할분담을 명확히 해야 회원들의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13일 임수흠 회장은 대회원 서신문을 통해 최근 투쟁의 방식을 두고 벌어지고 있는 비대위와 집행부와의 '엇박자'에 대해 쓴소리를 가했다.
임 회장은 "정부가 원격의료법안 국회 상정, 영리자법인 설립 시도, 원격모니터링 시법사업 등 각종 악법과 규제를 시도하는 중요한 시기에 38대 추무진 집행부가 들어섰다"며 "그런데도 집행부는 막중한 권한과 책무가 주어졌지만 책임있는 결정과 실행력이 없어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그는 "비대위 역시 출범 후 3개월 동안 김정곤 비대위원장이 중도 사퇴하는 등 비대위의 조직 구성과 운영에 대해 많은 회원이 의아해한다"면서 "분명한 본연의 업무가 투쟁에 대한 철저한 준비와 실행력 확보, 대국민 대회원 홍보와 교육, 전국 조직의 내실화, 투쟁 명분 확보에 있지만 아직까지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비대위가 대국회 활동, 대정부 협상도 주도적으로 하겠다고 여러번 언급하고 있지만 의료계의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집행부와 비대위간 내부정리가 필요하다"면서 "국회나 정부 측에서도 비대위의 이런 활동에 상당히 당혹스러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료계 전체의 목표 달성과 진정한 투쟁 동력 확보를 위해서는 분명한 역할분담이 선행돼야 한다는 소리다.
임 회장은 ▲의협회장, 대의원회의장, 비대위원장, 시도의사회장단협의회회장의 대면을 통한 내부 역할 정리 ▲비대위-집행부간의 컨트롤 타워 역할 정리 ▲투쟁 의지에 대한 분명한 입장 표명 등을 제안했다.
그는 "의협회장, 대의원회의장, 비대위원장, 시도의사회장단협의회회장은 빠른 시일내에 회동하여 현시점에서 회원들을 위한 최선의 대책이 무엇인지 분명히 해달라"면서 "집행부와 비대위의 역할에 대해서도 정리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리된 역할을 바탕으로 투쟁 동력을 확보함으로써 협상력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임 회장은 "의협 회장과 집행부는 컨트롤 타워 역활을 해야하며 기본 회무 외에 정부와의 협상, 원격의료와 영리병원을 막기 위한 대국회 활동과 비대위에 대한 지원을 해달라"면서 "비대위는 투쟁을 대비한 투쟁 명분의 분명한 확보 작업, 대국민·회원 홍보와 교육 등 투쟁 동력 확보 작업을 통해 협상력 증대에 대한 힘써달라"고 조언했다.
그는 "중심을 잡고 책임을 다하는 지도부에 기초해 서로 이해하고 양보하며 전 회원들이 단합하자"면서 "원격의료 저지와 잘못된 관치의료제도 철폐를 누구에게 미루지 말고 행동과 책임을 같이하는 자세로 투쟁의 의지를 높이자"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