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회장 추무진)가 최근 보건복지부의 소아환자를 위한 야간·휴일 진료기관 지정·운영 시범사업(달빛 어린이병원) 계획에 대해 비판을 가했다.
현재 시행하고 있는 소아가산제도를 좀 더 강화하는 쪽으로도 충분히 소아 진료를 커버할 수 있는데도 달빛 어린이병원을 도입하는 것은 일차의료활성화 등 복지부의 본연의 업무를 방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4일 의협은 "달빛 어린이병원 도입의 실효성이 의문스럽다"면서 "현재 시행하고 있는 소아가산제도를 좀 더 강화하는 쪽으로 정책방향을 설정해 소아 야간가산제의 도입 취지와 일차의료활성화 등 보다 큰 틀에서의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복지부는 소아환자가 야간이나 휴일에 응급실이 아닌 외래에서 진료를 볼 수 있도록 8개 소아청소년과 병원을 야간ㆍ휴일 진료기관(달빛 어린이병원)으로 지정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달빛 어린이병원은 평일 밤 23시, 주말은 18시까지 진료를 하도록 하며, 국가와 지자체가 50:50으로 재원을 마련해 보조금을 지원하는 사업 형태를 띄고 있다.
이에 의협은 "지난해부터 응급실 경증환자 분산과 전문의 진료 확대, 환자의 응급실 이용에 따른 비용부담 경감을 위해 소아 야간 가산제도를 시행하고 있다"며 "제도에 참여하는 의원급 의료기관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지역주민의 접근성·편의성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의협은 "2013년도 분기별 의원급 소아야간 진료 건수는 기관 참여 수와 달리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소아야간가산제도의 효율성 제고가 더 시급하지 달빛 어린이병원이 시급한 것이 아니다"고 비난했다.
실제로 소아 야간 가산제도가 시행된 지난해부터 소아 진료건수는 2013년 2/4분기 16만 4973건에서 3/4분기 16만 2507건, 4/4분기 15만 4294건으로 지속적인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의협 신현영 홍보이사는 "달빛 어린이병원의 도입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소아환자 보호자 입장에서 가까운 일차의료기관이 아닌 멀리 떨어진 곳까지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면서 "1~2인이 운영하는 의원급 의료기관은 현실적으로 이번 사업에 참여할 수 없는 한계가 분명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재원부담의 일부가 지자체에 있기 때문에 재정자립도가 떨어질 경우 제도 도입이 불투명해 진다"면서 "소아경증환자의 야간진료 활성화와 보호자의 진료비 부담 감소를 위한 효율적인 방안은 접근성과 경제성에서 강점이 있는 일차의료기관을 활용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야간진료에 의료기관이 보다 더 자율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통해 유도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정부가 야간진료 의료기관을 홍보해 주거나 전문수가가산을 인정하는 등의 일차의료 활성화 관점에서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