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장수와 짚신장수 아들을 둔 어머니는 비가 와도 안 와도 걱정이다. 한 아들은 장사가 안돼 울어야 하기 때문이다.
일부 제약사들도 '이 어머니의 딜레마'에 빠졌다. 단일제와 복합제를 모두 가진 곳인데 한쪽이 살면 자연스레 다른 한쪽이 취약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난 탓이다.
대웅제약이 그렇다. 이 회사는 ARB 고혈압약 '올메텍(올메살탄)' 시리즈로 유명하다.
1제 '올메텍', 2제 '세비카(올메살탄+암로디핀)', 3제 '세비카HCT(올메살탄+암로디핀+HCT)', ARB+스타틴 '올로스타(올메살탄+로수바스타틴)' 등이 그것이다.
문제는 복합제 신제품이 쏟아질수록 단일제가 죽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마냥 단일제를 버릴 수도 없다. '올메텍'이 여전히 연간 200억~300억원에 달하는 대형 품목이기 때문이다.
실제 '올메텍'의 경우 최근 ARB+CCB 복합제 급성장, 특허 만료로 인한 복제약 출시, ARB+스타틴 출시 등의 상황이 맞물리며 처방액이 급감했지만 올해도 250억원(UBIST 기준 상반기 140억원)은 거뜬히 넘길 정도로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솔직히 올메텍 시리즈가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정작 한때 800억원이 넘던 올메텍 처방액은 급감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단일제 빠진 부분이 복합제로 가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털어놨다.
대웅제약과 사정이 비슷한 국내 H사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 PM은 "그는 "사실 단일제와 복합제 영업 마케팅을 같이해도 좀 더 주력하는 품목은 개인에 따라 다르다. 만약 단일제 비중이 크다면 아무리 신제품이라도 복합제 영업에 주저할 수 밖에 없다. 본인 실적이 깎이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이어 "회사도 마찬가지다. 복합제 신제품이 잘되면 좋지만 역효과가 나면 단일제만 죽는 경우가 발생한다. 특히 단일제가 시장에서 건재하다면 갈등은 더 심해진다. 우산 장수 짚신 장수를 둔 엄마 마음으로 비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