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페이지가 없는 영세 개원가를 돕겠다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병·의원들에게 무료로 미니 홈페이지 제작을 지원한 지 어느 덧 1년.
심평원의 적극적 추진에도 불구하고 의료계의 불신으로 사업이 지지부진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메디칼타임즈가 심평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시작한 병의원 미니 홈페이지 제공 시범사업의 혜택을 받아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는 곳은 총 759개 의료기관이다.
심평원 조사에 따르면 국내 8만여 의료기관 중 상급종합병원은 90.7%, 종합병원은 78.3%가 홈페이지를 갖추고 있는 반면 병원 31.3%과 의원 8.2%만이 홈페이지를 갖추고 있을 정도로 영세 의료기관의 홈페이지 제작·보유는 아직도 버거운 상황.
이에 심평원은 지난 10월부터 1년간 500여곳의 요양기관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한 후, 정책 확대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었다.
심평원이 미니 홈페이지 제작을 지원한 의료기관은 ▲종합병원 3곳 ▲병원(요양병원 포함) 48곳 ▲의원 147곳 ▲치과병원 6곳 ▲치과의원 152곳 ▲한방병원 1곳 ▲한의원 238곳 ▲약국 164곳 등 총 759개 기관이다.
759개 의료기관에 미니 홈페이지를 제작·지원해줬으면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다고 판단할 수 있겠지만 심평원의 생각은 다소 달랐다.
당초 2000개 의료기관에 미니 홈페이지를 제작하는 것을 목표로 시범사업을 추진했지만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결과를 얻어 아쉽다는 것이다.
심평원 정보통신실 관계자는 "미니 홈페이지 제공이 어렵지 않은 사안이라고 판단했지만 의료기관들은 다소 생각이 달랐다"며 "개인 블로그를 운영해봤다면 홈페이지 또한 쉽게 운영할 수 있는데 이마저도 어렵다는 의료기관들이 상당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단지를 제작해 의료기관에 제공하는 등 홍보에 집중하고 있는데 쉽지 않다. 심평원에 가진 의료기관들의 불신 또한 미니 홈페이지 시범사업 참여를 꺼리게 되는 하나의 원인"이라며 "하지만 1년 동안의 시범사업의 성과를 토대로 미니홈페이지 지원사업은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지원받은 의료기관들 "공짜라 받았지만 블로그만도 못해"
하지만 정작 심평원의 미니 홈페이지를 지원받은 의료기관들은 홈페이지 질적인 면에서 아쉬움을 내비쳤다.
최근 지원사업으로 미니 홈페이지를 제공받은 전라북도 A의원 원장은 "심평원으로부터 미니 홈페이지를 제공 받은 지 몇 달 안됐다"며 "하지만 미니 홈페이지를 보고 환자들이 온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솔직히 제공받는 홈페이지가 질적인 면에서 크게 좋다고 볼 수 없다"며 "무료로 지원 받을 수 있다고 해 참여했는데 내용도 빈약하고 전체적인 홈페이지 배색면에서도 아쉽다"고 덧붙였다.
심평원이 지원하는 모든 홈페이지 디자인이 천편일률적으로 똑같은 점이 아쉽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미니 홈페이지를 지원받은 B의원 관계자는 "제공하는 홈페이지의 디자인이 모두 다 똑같다"며 "질적인 면에서 상당히 허술하다. 제공을 받아 우리도 직접 홈페이지 활성화에 노력하지 않았다는 점도 반성해야 하지만 초기에 제공하는 홈페이지가 블로그만도 못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