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 투아웃제 이후 시어머니를 자청한 다국적제약사들이 늘고 있다. 며느리 대상은 자사 품목을 공동으로 팔고 있는 국내제약사다.
다국적사들이 7월부터 '급여 삭제' 투아웃제가 시행되면서 자사 제품을 파는 국내사들이 행여나 불법 영업을 하지 않을까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다국적 A사 PM은 "품목 제휴는 단기 실적이 중요하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상황인 만큼 크게 실적 압박은 주지 않는다. 다만 마케팅 방식은 심하다 싶을 정도로 크게 간섭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다국적 B사 PM도 "아무래도 투아웃제 이후 시어머니 역할을 할 수 밖에 없다. 영업하는 입장에서는 답답하겠지만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사 입장에서 최근 부쩍 증가한 다국적사의 간섭이 달갑지 만은 않다. 어차피 실적을 내야한다면 융통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심지어 이같은 다국적사들을 CP부서라고까지 표현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최상위 C사 PM은 "공동 판매 파트너사인 다국적 D사는 또 다른 CP부서"라며 "수년간 품목제휴 경험이 많지만 최근처럼 다국적사 간섭이 심했던 적은 없었다. 단순한 마케팅 하나 진행하려해도 수많은 검토를 받아야한다. 요즘에는 영업사원 현장 지침 등도 교육 받는다. 시어머니가 따로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최근에는 당신 회사 영업사원이 현장에서 의사와 마찰이 있었다며 주의를 주더라. 우리도 몰랐던 사실이다. 마치 현장에 감시단이 있는거 같다. 내규 지키기도 힘든데 D사 CP도 지켜야하니 답답하다. 융통성을 발휘해야 한다"고 한숨쉬었다.
이런 현상에 국내사 CP 관리자 역시 많은 압박을 받는다고 했다.
잘못된 마케팅을 진행했을 때 책임은 고스란히 CP팀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또 다른 국내 최상위 E사 CP 팀장은 "우리는 마케팅 방식을 최종 승인해주는 부서인 만큼 부담감이 크다. 내규는 물론 수많은 다국적사 CP 규정도 숙지하고 있어야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사에서 CP팀은 샌드위치 신세다. 영업부 등에서는 통제를 당하니 못 살겠다고 아우성이고 한쪽은 모호한 마케팅을 하면 어쩌냐고 불만을 터트린다. 투아웃제 이후 고민이 많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