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인터뷰⑤|한미약품 플루테롤 이진형 PM
대형 품목의 특허 만료는 국내 제약사에게 큰 기회다. 잘 복제하고 마케팅하면 연간 100억원 이상의 블록버스터 제품 탄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최근 특허가 끝난 800억원 고지혈증약 '크레스토(로수바스타틴)' 제네릭 시장에 50곳이 넘는 회사가 벌떼같이 달려든 것만 봐도 그렇다.
예외도 있다. 천식 및 COPD 치료제 '세레타이드(플루티카손/살메테롤)' 시장이 대표적이다. 2011년 특허가 만료됐지만 제네릭은 없었다. 성분 복제보다는 약물을 기관지로 전달하는 디바이스(흡입기) 개발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500억원 '세레타이드' 제네릭 시장은 '무주공산'이었지만 찾는 이가 없었던 셈이다.
임자는 2014년 4월 나타났다. 한미약품 '플루테롤'이었다. 국내 제약 최초로 기술 장벽을 극복했다.
'플루테롤'은 허가 임상에서 오리지널과 치료학적 및 제제학적 동등성을 입증함은 물론 다른 형태의 디바이스 개발로 제품의 차별성까지 더했다. 지난 13일 '플루테롤' 이진형 PM을 만나봤다.
플루테롤이 출시된지 6개월이 지났다. 성과는 어떤가.
플루테롤은 올 4월 출시 후 첫 분기에만 10여만개가 판매되며 5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현재 디바이스·약가 등 플루테롤만의 차별점이 강조되면서 종합병원에서 활발히 코드인되고 있다.
사실 GINA 가이드라인에서 흡입제를 1차 치료제로 권고하고 있지만, 국내는 아직도 경구제 선호 경향이 크다. 때문에 플루테롤은 단순 제품간 경쟁을 넘어 새로운 시장 창출을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흡입제 핵심은 디바이스이다. 약물이 기도에 얼마나 깊고 균일하게 전달되느냐가 포인트다. 플루테롤만의 차별성은 무엇인가.
플루테롤은 국내 기술 최초로 개발된 ICS+LABA 흡입제다. 개발에서 허가까지 5년여간의 긴 시간이 소요됐다.
한미약품은 디바이스의 공기 저항성, 유효량, 단위전달량 등을 자체적으로 수행해 대조약(세레타이드)과의 제제학적 동등성을 입증했다. 교차시험 형태의 임상을 통해 치료학적 동등성도 확보했다.
플루테롤은 캡슐을 흡입기에 장착해 사용하는 타입이다. 캡슐이 투명하고 흡입시 호루라기 소리가 나 흡입 여부를 시각·청각적으로 이중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또 흡입기가 작고 가벼워 휴대가 간편하다. 사용 후 물 세척이 가능해 위생적이다. 디바이스와 캡슐이 패키지로 포장돼 장기복용 환자의 경우 디바이스 분실 우려가 적다.
보험약가 또한 오리지널 대비 저렴해 환자의 경제적 부담도 낮췄다.
구체적으로 오리지널과 비교해 플루테롤 약값은 어느 정도인가.
매출의 80% 이상인 플루테롤 250/50만 봐도 세레타이드보다 24% 가량 경제적이다. 이 수치는 세레타이드가 플루테롤 출시로 인하된 가격에서 비교한 것이다.
GINA에서 2차로 추전하는 경구약 몬테루카스트 등과 비교해도 1차약 권장 흡입제 플루테롤의 가격은 비슷하다.
플루테롤은 DPI(건조분말흡입기)이다. MDI(정량분사흡입기)와 어떤 차이가 있는가. 흡입기별 오류 빈도를 조사한 연구가 있는가.
MDI는 환자 호흡과 별개로 흡입기를 작동시켜 약물을 분사해야 하는 반면 DPI는 오로지 환자 호흡에 의해 흡입된다는 차이점이 있다.
특정 연구 결과에 따르면, MDI 사용자 중 42.5%, DPI 사용자 중 67.4%만이 디바이스를 올바르게 사용하고 있다. 또 흡입기 사용 교육을 받은 장기복용 환자들도 실제 사용에서는 오류를 범하고 있었다.
이에 한미약품은 DPI 중에서도 흡입기 자체 오류 발생율이 가장 낮고 환자 스스로 흡입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형태로 플루테롤을 제작했다.
국산 디바이스라는 장점은 있지만 의료진은 생소한 것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이 잇다. 고정관념을 깨기 위한 노력은.
기본에 충실한 마케팅에 중점을 두고 있다. 전국 6개 지역에서 7회에 걸쳐 런칭 심포지엄을 개최했으며, 온라인 심포지엄을 통해 천식 치료 최신지견 및 플루테롤 홍보를 진행 중이다.
또 환자들의 올바른 흡입기 사용을 위해 동영상을 제작하고, 개원가 및 약국가에 복약지도문을 제공하는 등 환자 중심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동영상의 경우 한미약품 홈페이지 및 제품 겉포장에 삽입된 QR 코드를 통해 시청이 가능하며, 전국 영업사원에게 배포한 태블릿 PC에도 탑재해 플루테롤의 올바른 사용방법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기존 ICS+LABA 흡입형 천식치료제는 모두 1일 2회 용법이다. GSK는 최근 1일 1회 제형인 '렐바'를 허가받았다. 한미약품도 제형 개발 계획이 있는가
물론이다. 플루테롤을 시작으로 향후 다양한 흡입제를 개발해 천식·COPD 환자들의 삶의 질 개선 및 제품 차별화를 모색고 있다.
향후 계획은
플루테롤은 의사와 환자, 제약기술 발전에 모두 기여할 수 있는 R&D 중심의 흡입형 천식·COPD치료제이다. 특히 외국계 회사들이 독과점하고 있는 ICS/LABA 시장에서 유일하게 국내 제약 기술로 개발한 국산 의약품이다.
앞으로도 관련학회 참석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플루테롤의 강점과 의미를 선생님들께 알리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국내 기술 최초 흡입형 천식치료제라는 타이틀이 부담되기는 하지만 국내산 명품 흡입용 천식치료제로 자리매김 하도록 책임감과 자신감을 갖고 활동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