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이사장직에 의사출신이 오면 안 된다는 법이 있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
"돈 몇푼을 더 받자는 게 아니다. 적어도 국민들에게 최적의 진료를 할 수 있는 기본은 갖출 것이라는 기대를 하는 것이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 차기 이사장직에 공모한 전 서울대병원장 출신인 성상철 교수(분당서울대병원)가 여론의 뭇매를 맞는 것에 대한 병원계 반응이다.
성상철 전 병원장의 공모에 건보공단 노조 등 일각에선 반발이 거센 반면 의료계 내부에선 지지의 목소리가 높다.
앞서 건보공단은 임원추천위원회를 통해 성상철 전 서울대병원장(전 병원협회장), 최성재 전 청와대 고용복지수석, 박병태 현 기획상임이사 등 3명을 복지부에 추천했다.
청와대는 임명 제청 단계를 거쳐 3명의 후보 중 한명을 이사장으로 선출하게 된다. 만약 성상철 전 병원장이 임명되면 의사 출신 첫 건보공단 이사장인 셈이다.
성상철 전 서울대병원장의 공모 소식이 알려지자 건보공단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생선가게는 절대 고양이에게 맡기지 않는다"라며 "성상철 전 병원장이 건보공단 이사장에 선출되면 강경 투쟁에 나서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성 전 병원장의 출사표 소식은 국정감사 이슈로까지 부각되기도 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성주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건보공간 이사장직은 국민의 이익을 대변하는 자리로 그의 이사장 선출은 국민을 바보로 만드는 무개념 인사"라고 꼬집었고, 남윤인순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보험자의 기금을 관리하는 수장인데 의료기관 경영자 출신이 맡아도 괜찮은가"라며 지적했다.
이처럼 공단 안팎으로 반발이 거센 반면 의료계에선 성상철 전 병원장을 지지하는 여론 또한 만만치 않다.
모 대학병원 교수는 "일단 환영한다"면서 "이를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기는 식으로 봐선 곤란하다. 건보공단의 설립 취지가 국민에게 최적의 진료를 제공하는 것인만큼 그 역할에 맡은 최적의 인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의사 출신 이사장을 통해 돈 몇푼 더 달라는 얘기가 아니다"라면서 "돈이 문제가 아니라 의사들의 자존감을 지켜줄 수 있는 최적의 진료의 기본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병원계 인사는 "서울대병원장직과 병원협회장을 수행할 때 보면 사고가 유연하고 학문적, 인격적으로 균형감각이 뛰어나다는 평가가 높았다"며 "건보공단 이사장직도 무난하게 수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대병원 한 교수는 "다양한 직종의 직원이 8000명이 근무하는 서울대병원이라는 큰 조직도 운영을 잘했기 때문에 건보공단을 운영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건보공단도 보건의료계 큰 조직 중 하나로 충분히 효율적으로 운영해나갈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