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800병상의 병원을 운영하는 정안의료재단과 근원의료재단의 백승찬 이사장. 그는 현재 울산광역시의사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
개원의가 아닌 중소병원장이라는 그의 이력은 의사회장으로서는 참 독특하다.
백 회장은 최근 메디칼타임즈와 가진 인터뷰에서 시작은 '개원'이었다며 독특하다는 시선을 부인했다.
실제로 그는 1990년 '백 신경외과의원'으로 개원해 10여년 동안 개원의로 활동했다.
2000년부터는 울산시의사회 의무이사를 맡았고 2006년부터 3년간 대의원총회 의장 등을 지내며 꾸준히 시의사회 행정경험도 쌓아왔다.
이 과정에서 백 회장은 개인적인 변화도 겪었다. 중소병원을 운영하는 의료재단의 이사장 자리를 맡게 된 것.
의원에서 시작해 병원까지 운영할 수 있었던 데는 "나는 의사다"라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는 "병원으로 성장한다는 것은 의사로서 성장한다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또 "의사로서 성장하고 싶다는 생각이 끊임없이 움직이게 만들어 줬다. 열심히 하고 싶다, 서전(surgeon)으로서 계속 칼을 잡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 했다. 울산지역에 괜찮은 의사가 있다더라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아무리 바빠도 환자 진료와 수술을 포기할 수 없다. 일주일 중 이틀은 울산중앙병원에서, 3일은 경북 경산중앙병원에서 진료를 하고 있다.
백 회장은 "요즘 환자들은 완벽함을 요구하기 때문에 최고의 진료 서비스를 한다는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진료의 질 향상을 위해 항상 연구하고, 환자에게는 늘 친절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백승찬 회장은 중소병원장임에도 의사회에서의 적극적인 활동들 덕분에 현재 개원가가 처한 어려운 현실에 대해서도 충분히 공감하고 있었다.
저수가 현실과 원격의료 논란에 대해서는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개원가의 미래를 비관하기도 했다.
백 회장은 "의료 시장은 팽창하고 의사 수는 너무 많다. 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제와 감시, 삭감 때문에 생기는 심리적 스트레스도 크다"고 토로했다.
그는 "개원가 미래는 밝지 않다. 병의원은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드는데 혹여나 실패했을 때 툭툭 털고 일어나서 봉직으로 커버할 수 있는 환경이 이제는 아니"라고 단언했다.
백 회장은 이럴 때일수록 의료계가 단합된 모습을 보여야 할 때라고 주문했다.
그는 "의료계가 원격진료를 반대하는 것은 제도의 잘잘못 보다는 자본의 노예화를 경계하는 것이다. 저수가 현실 속에서 의료 정상화를 위해 투쟁해야 한다"며 "의사도 국민이고 직업인이다.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