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밀도 업계가 심평원의 골밀도 심사기준 변경에 대해 업계의 사활이 걸린 중차대한 사안으로 판단, 이를 재검토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골밀도 검사시 central bone 측정방식만 추적검사 급여를 인정하겠다는 심평원의 심사방침으로 인해 peripheral 장비의 반품사태가 속출하는 등 골밀도 업계가 고사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골밀도 업계는 심평원의 심사기준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 심사기준 변경의 불합리성을 제기하는 한편, 서명운동이나 근거자료 제공 등을 통해 의료계와 함께 적극 대응하겠다고 30일 밝혔다.
이에 따라 일선 의료기관에 공급돼 있는 peripheral 장비에 대한 골밀도 추적검사 급여 인정과 검사 시기(나이)의 폐지, 예방적 측면의 적응증 추가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정부기관이 업계 고사 초래
업계에 따르면 심평원의 심사지침 변경은 오히려 의료전달체계의 왜곡과 사회 전체적인 비용증가를 초래하게 돼 국내 의료와 의료기기 산업을 위축시킬 것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엄청난 비용과 노력을 투자해 골밀도 검사기를 자체 개발한 국내 생산업체들은 고사 일보직전에 처해 있으며 심평원의 갑작스러운 심사지침 변경에 적지않은 피해를 보고 있다.
이미 일선 개원가에 95%이상 공급된 peripheral type 측정기에 대한 반품요구가 쇄도하고 있으며 일부 업체에서는 의료기관과의 향후 관계를 고려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반품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더불어 peripheral type 골밀도 검사기 하나만을 수년에 걸쳐 개발ㆍ생산해온 국내 생산업체들은 업종전환이나 폐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사지침 형평성에 위배
골밀도기기 업계는 peripheral type과 central bone 방식의 오차는 측정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peripheral type이 급여가 인정되지 않을 만큼 성능에서 떨어지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또한 심평원의 심사지침 변경 이유가 정확도 차이에 있다면 central bone 방식 역시 추적검사 급여가 인정될 수 없다며 골밀도에서의 진정한 정확도를 얻으려면 골밀도 측정프로그램을 탑재한 CT로 입체촬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고가장비에 속하는 CT를 골밀도 측정에 이용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외국에서도 차선책으로 1차 의료기관에서 간편하게 측정할 수 있는 peripheral type을 허가하게 된 것이라고 업체측은 설명했다.
더불어 여러 학회 및 논문에서도 peripheral 장비의 골밀도 검사의 유용성은 이미 입증된 바 있으며 미국의 전문연구기관인 'FROST' 역시 해당 장비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고 토로했다.
"환자들도 불편, 심사기준 현실성 없어"
업체 관계자는 "만약 central bone 측정만 추적검사를 인정했을 때 의원급은 골밀도 검사를 할 수 없게 되고 환자들은 모두 해당 고가장비를 보유하고 있는 종합병원급으로만 몰릴 것"이라며 "이는 1차에서 3차로 가는 현행 의료전달 체계에도 심각한 위배가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골다공증에 걸린 환자들은 3개월에 한번씩 약을 처방받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 종합병원으로만 간다면 전체적인 의료비 상승은 불가피하다"며 "경미한 환자들까지 의원이 아닌 종합병원으로 가게될 경우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업체는 "골밀도 측정에 쓰이는 단위는 mg의 3제곱으로 입체적인 측정이 가장 정확하다"며 "그러나 입체측정이 가능한 기기는 싯가 5억이 넘는 Q-CT로 이를 사용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면이 많기 때문에 central bone 이나 팔꿈치 등을 측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현재 심평원의 심사기준 변경에는 peripheral type 기기의 성능에 대한 학술적인 논란의 소지가 충분하다"며 "만약 심평원이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해당 기기의 성능을 허가해준 식약청이 이를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내과의사회는 개원가에 95%이상 공급된 peripheral 장비가 추적급여에서 제외되면서 전량 폐기처분 위기임을 감안, 법적대응을 천명한 바 있으나 심평원과의 논의가 최근 시작됨에 따라 추이를 보고 소송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