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44개월치 급여'
얼마전 끝난 베링거인겔하임의 희망퇴직프로그램(ERP) 조건이다.
최대 보상금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의 월급을 보수적으로 500만원만 잡아도 2억2000만원이라는 금액이 산출된다. 그야말로 '억'소리 나는 수치다. 물론 퇴직금은 별도다.
연말을 맞아 베링거를 포함 릴리, 얀센 등 다국적제약사들이 릴레이 ERP를 단행하면서 '억'소리 나는 보상금 기준에 눈길에도 쏠리고 있다.
10년차 직원도 '억' 단위를 넘어가는 ERP 보상금을 손쉽게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ERP를 공지한 릴리의 조건도 좋다. 근속년수 2배에 5개월을 더해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10년차라면 25개월 월급을 받을 수 있는 셈인데 월급이 400만원이라면 정확히 1억원 보상금이 산정된다. 10년차면 보통 대리 과장급이다.
이런 일부 다국적사의 파격적인 희망퇴직 조건에 국내사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국내사에서는 구조조정시 퇴직금 외에는 별도의 보상금이 지급되지 않기 때문이다. 같은 업종 임에도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사 임원은 "외자사 희망퇴직 조건은 말 그대로 억소리가 난다. 일하고 싶은데 구조조정을 당하는 사람이야 억울하겠지만, 이직 등을 생각하던 이에게는 이런 보상 조건은 또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그러면서 "국내사에서는 생각할 수 없는 일이 외자 기업에서는 벌어지고 있다. 같은 업종인지라 상대적 박탈감이 드는 것은 당연한 것 같다"고 허탈해했다.
한편 다국적사 릴레이 ERP 진행은 베링거, 릴리, 얀센 외에도 최근 글로벌 본사에서 인원 감축을 선언한 A사도 곧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