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투벤'은 지난 1983년 한일약품이 출시한 이후 지난 30년간 소비자에게 '종합감기약=화이투벤'이라는 인식을 각인시켜 왔다.
종합감기약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불모지와 같던 당시 화이투벤이 감기약 시장의 강자로 자리잡기까지는 뛰어난 효과와 강렬한 광고가 결합됐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이 업계의 평이다.
여기에 마구잡이식으로 제품을 늘리기보다는 특정 브랜드의 코어화를 통해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다케다제약의 일반의약품 전략과 약국을 대상으로 한 건강한 프로모션까지 더해지면서 화이투벤의 성장을 가능케했다는 것.
그러나 30대 이상의 연령층의 경우 "화.이.투.벤"이라는 스타카토 형식의 '외침'이 아직까지 기억에 남아있지만, 최근 20대 및 30대 초반 연령층의 소비자들에게는 다소 낯선 이름이 돼 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런 걱정을 날려버린 것은 화이투벤의 새롭고 과감한 광고였다. 지난해 페이스 프로젝션 기법을 통한 과감한 광고부터 올해 나잘 스프레이의 코믹하고 신선한 광고에 이르기까지 화이투벤의 광고는 소비자들로부터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메디칼타임즈는 한국다케다제약 배연희 영업·마케팅 총괄부장을 직접 만나 화이투벤 광고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한일약품이 화이투벤을 처음 출시했을 당시 의약품 선택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높지 않을 때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 당시 화이투벤 마케팅의 가장 큰 특징은.
약사의 권매도 중요했지만 소비자의 인식을 강화하기 위한 광고를 병행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당시 소비자들이 종합감기약을 좋아하던 점에 기인해 기침, 코감기, 몸살감기 등 다양한 증상을 커버할 수 있는 감기약이라는 점과 "화.이.투.벤" 이라는 스타카토 방식으로 브랜드를 연호했다.
당시 약사들도 종합감기약을 선호했다고 한다. 광고를 통해 소비자에게 브랜드 인지도를 각인시키고 한일약품이 놓지 않았던 약사 대상의 프로모션의 밸런스가 잘 맞았던 것 같다.
최근 화이투벤 광고 중 페이스 프로젝션 기법의 광고와 나잘 스프레이 광고가 화제다. 초창기 광고와 가장 큰 차이라면.
화이투벤은 10년 넘게 시장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을 쉬었다. 지난해 캠페인을 다시 시작하면서 확실한 목표가 있었다.
소비자들에게 약국에서 판매하는 감기약을 물어보면 화이투벤의 인지도가 가장 높았다. 거의 70%에 육박할 정도였다.
그 정도 인식이면 시장을 쥐고 흔드는 마켓 리더로서 시장 점유율(Market share)이 굉장히 높아야 하는데 실상은 그러지 못했다.
최초로 브랜드를 떠올리는 탑 오브 마인드가 인지도 대비 낮았다. 화이투벤을 알고는 있지만 약국에서 화이투벤을 달라고 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실정이었다.
이런 이유로 누군가는 화이투벤이 이미 죽은 브랜드 아니냐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우리는 인지도 1위와 30년간의 신뢰도를 근간으로 간극을 줄이면 회복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한 브랜드가 30년 간 명맥을 이어 가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누구를 타깃으로 할 것인가의 문제가 남아 있었다.
모두를 대상으로 접근하면 좋겠지만 30대 후반의 소비자들은 비교적 탑 오브 마인드가 높은 반면, 20대와 30대 초 소비자들은 아예 모르는 이들도 있었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에게 화이투벤을 다시 한 번 인식시키는게 중요했을 것 같다.
이런 이유로 2013년도에는 브랜드 리마인드를 올리는게 가장 중요했다고 판단했다. 연세가 있으신 분들은 화이투벤이 다시 연호가 되는 것만으로 리마인드 될 것 같았지만 화이투벤을 모르는 세대에게 '감기약은 화이투벤'이라는 대표성을 인식시키기 위해 고민했다.
젊은 세대의 경우 이성적으로 풀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각적, 감각적인 면을 선호하기 때문에 광고를 한 번 봐도 임팩트 있는, 기존의 감기약 광고와 새로운 시도를 해야 했고 리뉴얼 제품도 있었다.
결국 2013년도는 브랜드 리마인드와 대표적 감기약이라는 점, 새로운 시도 등 세가지가 중요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페이스 프로젝션 기법이었나.
솔직히 광고안만으로 볼 때 페이스 프로젝션보다 더 좋은 광고소재도 있었다. 그러나 새로운 시도를 하려는 입장에서 10년 만에 임팩트 있게 가야 하기 때문에 비쥬얼과 컨셉을 새롭게 시도하자고 해서 페이스 프로젝션 기법을 사용하게 됐다.
초창기 화이투벤 광고와 달리 최근 광고에서는 톱스타를 찾아보기 힘들다. 이유가 있나.
많은 광고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가끔 보면 브랜드는 안 남고 스타만 남는 광고 있어 피하고 싶었다. 화이투벤 30년 전통성을 깨고 나오는 리뉴얼의 이미지를 대신할 만한 적당한 모델도 없었다.
화이투벤은 30년간 오래된 제품인데 단순히 오래된 제품이 아니라 새롭게 나와야 된다는 측면에서 브랜드를 대표할 수 있을까 걱정스러웠다.
일각에선 새롭게 시도한 화이투벤 광고에 대해 "저건 뭐지? 어떻게 저런 광고를 하지"라고 의심했지만 의심했지만 우리는 30년이라는 역사가 있기 때문에 브랜드 이미지가 달라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광고를 만들 수 있었다.
그런 시도들이 실제 성과로 이어졌나.
새로운 광고를 업데이트하고 이를 평가하는 사이트들이 있는데 TVcf.co.kr 등이 대표적이다. 광고 대행사 종사자들은 물론 마케터들도 많이 보는 사이트다.
지난해 10월 1일부터 화이투벤 광고를 시작했는데 불과 3주만에 이 사이트에서 가장 인상깊은 광고 3위에 꼽혔다. 1위가 위메프였고 2위가 갤럭시 기어, 4위로 갤럭시 기어였다.
미디어 물량도 많지 않았는데 불과 3주만에 3위에 올라 '이렇게 파급력이 있었나'라고 생각할 만큼 깜짝 놀랐다.
이어 가장 스토리텔링이 좋은 10월의 광고에 꼽히면서 뭔가 되겠구나 생각했고 11월과 12월이 되면서 약국에서의 소비자 선택이 급증했다. 약사들도 깜짝 놀랄 정도였다.
최근에는 분무형 나잘 스프레이 광고가 나가고 있다. 이번 광고의 기획의도는 무엇인가.
화이투벤 나잘 스프레이 TV광고는 코감기로 고생하던 한 여성이 코막힘 때문에 숨쉬기 힘들어하던 중, 화이투벤 나잘스프레이를 뿌리고 2분 만에 코막힘 증상이 해결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10월 둘째주부터 방영됐다.
소재도 눈에 띄는 광고였지만 마케팅 컨셉이 달랐다. 기존 나잘(nasal) 시장은 알레르기 비염이 대상이었다. 그러나 화이투벤 나잘 스프레이는 알레르기 비염을 적응증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코감기(급성비염), 알레르기성 비염 또는 부비동염(축농증)에 의한 코막힘, 콧물, 재채기, 머리 무거움을 완화시켜주는 비충혈제거제이다.
주 성분인 자일로메타졸린은 점막 혈관에 분포하고 있는 신경 수용체 자극을 통해 부어있는 혈관을 수축시키고 비강 내 공기유입 통로를 확보해 숨 쉬기 편하게 해주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광고를 통해 코막힘 증상 완화에 빠른 효과가 있는 제품의 장점을 집중적으로 강조했다.
알레르기 비염 일색이던 나잘 시장에 코막힘으로 접근하기가 쉽지 많은 않았을 것 같다.
사실 알레르기 비염으로 가야 하나 고민도 했다. 그러나 제품을 보니 코막힘 치료제고 코막힘의 원인은 감기, 알레르기 비염, 축농증 등 여러가지가 있어 화이투벤이라는 엄블레라 브랜드(umbrella brand)를 가지고 '라인 익스텐션'하면 감기약 쪽으로 확장도 되니까 좋겠다고 판단했다. 결국 화이투벤 나잘 스프레이는 마케팅 컨셉과 포지셔닝의 싸움이었다.
이렇듯 광고를 통해 '코막힘에 뿌리세요'라는 메시지를 전달 후 10월말쯤 되니 약국에서 "뿌리는 화이투벤 주세요"라는 소비자들이 늘기 시작했고, 약사들이 증상을 물어보니 코감기라고 답했다. 광고의 목적을 이뤘다고 자평한다.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30년을 이어온 화이투벤 광고의 힘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변하지 않는 브랜드의 가치를 강조하는 것이 힘이다. 30년간 쌓아온 신뢰가 '화.이.투.벤'의 연호에 녹여져 있고 아직도 그 이미지를 100% 활용하고 있다. 새로운 시도의 광고를 통해 젊은 세대에게 어필하고 있지만 화이투벤이라는 브랜드를 들었을 때의 신뢰감은 끝까지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화이투벤을 통해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감기와 관련헌 모든 증상을 커버할 수 있는 브랜드로 키우는 게 목적이다. 그 첫걸음이 화이투벤 나잘 스프레이다. 이 외에 제형도 더욱 다양화하고 증상도 넓게 커버함으로써 가장 대표인 브랜드로 키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