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 신임 이사장에 성상철 전 병원협회장이 임명됐다.
우여곡절 끝에 성 전 회장이 이사장으로 임명됐지만 이사장으로서의 행보는 시작부터 순탄치 못하다. 노조가 1일 오후 예정됐던 성 이사장 취임식을 저지하더니 급기야 이사장의 출근길까지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는 성 이사장이 "의약분업 당시 건강보험 재정파탄의 주인공"이라며 또 다시 건강보험 재정파탄을 불러올 수 있는 인물이라고 우려하며 이사장 임명 철회 혹은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건보공단 안팎에선 이러한 노조 반대 움직임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한 건보공단 직원은 "성 이사장 임명은 지난 10월 노조 통합 이 후 자신들에게 닥친 첫 번째 이슈"라며 "자칫 성 이사장을 아무런 반대 없이 받아드렸다간 존재이유를 의심 받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반대로 생각한다면 성 이사장 임명 반대를 통해 어느 정도 성과를 얻게 된다면 노조도 직원들에게 통합 이후 자신들의 존재를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는 셈이다.
물론 노조가 성 이사장 임명 반대를 두고 어떠한 이득을 얻고자 한다는 말은 아니다.
노조가 계속 반대만 외친다면 가뜩이나 국민들이 '거대부자노조'라고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마당에, 이러한 갖가지 추측과 비판이 난무할 수 있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성 이사장이 취임과정에서 보여준 행동이 결코 옳았다는 것은 아니다. 노조 눈을 피해 회의실에 문을 잠근 채 간부들만 모아놓고 가진 '비밀'취임식은 누가 봐도 옳았다고 보긴 어렵다.
결국 노조든 이사장이든 간에 이번 사태를 바로 보는 국민들은 건보공단을 더 좋지 않게 바라볼 뿐이다.
건보공단은 국민들의 건강을 담당하고, 국민들이 낸 건강보험료로 운영되는 기관이다.
국민들을 위해 존재하는 기관인 만큼 하루 빨리 서로 대화를 통해 이 난국을 해쳐나가야 하지 않을까.
더 이상 건보공단 이사장이 내부 직원들 '몰래' 취임하는 일 없기를 기대해본다.